7월도 중순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휴가철이 도래했다. 휴가 계획을 짜며 한창 들뜰 시기다.

본래는 기쁘기만 할 시기지만, 직장인들의 마음은 그렇게 편하지만도 않다. 휴가 중이나 복귀 후 업무 공백에 대비해 평소보다 업무량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그래도 꿀맛 같은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이 정도 문제는 ‘가뿐히’ 넘겨버린다.

정작 문제는 휴가 중에 발생할 수 있다. 한창 휴가를 즐기고 있는 데 업무 관련 메시지를 받는 불쾌한 경험을 종종 겪기 때문이다.

급한 업무의 경우 휴가지에서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4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휴가철 꼴불견’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휴가기간 동안 업무 관련 메시지를 받아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한두통도 아니고, 보통 휴가 한 시즌 동안 전화는 평균 5.9통, 메일은 9.0건, 메신저는 664.0건에 이를 정도로 많은 업무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행복한 휴가를 방해하는 ‘불청객’이다.

기자도 이번 달 들어 업무 관계자가 휴가 중인 줄도 모르고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본의 아니게’ 휴가를 방해한 경험이 몇 번 있다.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

IT기기가 발달하면서,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회사 일 처리가 가능해진 시기라고 해도 휴가지에서 업무만큼 하기 싫은 게 어디 있을까.

일하기 편해진 만큼, 24시간 업무에 대비해야 하는 부담도 생겼다.

그래서일까. 미국, 일본 등에서는 ‘워케이션(work+vacation)’이라는 신풍속이 생겼다고 한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도다.

주목할 부분은 휴가제도가 아닌, 근무제도라는 점이다. 휴가 중에 업무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휴가지 혹은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일을 하는 근무방식이다. 유급휴가 일수가 깎이지도 않고 정상근무로 처리돼 급여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직장인이 꿈꾸는 최고의 업무 방식이 아닐까.

휴가 중 업무와 워케이션은 ‘종이 한 장 차이’처럼 휴가지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 종이의 앞면과 뒷면이 서로 반대편에 위치한 것처럼 직장인들에게 와닿는 의미는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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