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재무구조 바탕 대한엠앤씨 인수
기존에 없던 고압라인 확보 새도약 준비

경기도 안산의 철도용 케이블 전문기업 아이티씨(대표 명성식)가 강원도 춘천의 중견전선업체 대한엠앤씨 공장을 인수했다. 아이티씨는 대한엠앤씨 공장 인수를 통해 기존에 없던 고압 라인을 확보하는 한편, 본사를 춘천으로 이전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명성식 아이티씨 대표를 만나 공장 인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회사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쌓기 위해 경기도 안성의 유휴부지를 활용할지, 기업을 인수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대한엠앤씨 공장이 경매 매물로 나와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날 즉시 춘천으로 내려와 현장을 살펴봤죠. ‘이 정도면 해볼만하다’고 판단했고, 단 3일 만에 자금을 만들어 입찰에 참가했습니다. 너무 급한 결정 아니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투자비용, 설비, 환경 등 모든 것들을 따져봤을 때 높은 가능성이 엿보였기에 내린 결단이에요.”

명성식 아이티씨 대표는 “아이티씨의 가장 큰 장점은 탄탄한 재무구조다”라며 “빚잔치를 하지 않아도 대한엠앤씨 공장을 인수할 만큼의 여유자금이 있었기에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명 대표는 특히 대한엠앤씨의 고압 케이블 생산 라인을 높이 평가했다. 아이티씨의 주력사업인 철도용 케이블과 함께 회사의 핵심 사업 아이템으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예상 낙찰금액 정도로 대한엠앤씨 정도 규모의 공장과 설비를 매입할 수 있다는 것은 투자 대비 예상되는 이득이 매우 크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명 대표는 대한엠앤씨 공장 경매에 참여, 46억여원에 낙찰받았다. 대한엠앤씨 사명을 강원전선으로 바꾸는 한편, 생산 라인을 정비하고 고압 영업 경력사원을 채용해 영업망을 새롭게 가동했다.

이어 안산의 아이티씨를 강원전선 공장 부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아이티씨는 단순히 생산 설비를 이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압 케이블 생산라인을 새롭게 만들어 강원전선의 고압 라인과 함께 운영함으로써, 고압 케이블 시장의 강자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명 대표는 아이티씨 공장 이전을 8~9월 정도에 마무리하고, 올해 안으로 아이티씨와 강원전선을 안정화하기 위해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핵심 사업인 철도용 케이블과 함께 새로운 ‘특수’ 케이블 개발에 나선다는 중장기 비전도 수립했다.

“범용전선이 아닌, ‘특수’ 케이블 위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철도용 케이블과 고압 케이블에 더해 특수 케이블 아이템을 발굴·개발함으로써 회사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쏟을 예정이에요. 이미 미래 먹거리가 될 만한 아이템을 몇몇 구상했으며,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명 대표는 또 해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영업활동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유럽을 비롯해 중동, 동남아시아, 북미까지 시장을 넓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유럽에 위치하고 있는 파트너를 통해 현지 시장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철도박람회에 참가해 철도케이블과 특수케이블 업체들을 방문하고, 시장의 트렌드와 흐름을 자세히 살폈어요. 회사가 안정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영업활동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한 ‘실탄’은 안산 아이티씨 공장과 안성의 유휴부지 매각 대금으로 충당한다. 명 대표는 부지 매각으로 200여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이른바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지원을 받아 사업재편 과정에서의 부담을 줄여나가는 등 성장을 위한 ‘퍼즐’을 완벽히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현 시장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체별 특화 아이템이 필요해요. 1% 이익으로 경쟁하는 현 시장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범용 제품으로는 더 이상의 미래가 없습니다. 회사 별로 특화된 아이템을 바탕으로 각자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죠. 이를 위해 실력을 쌓고 나만의 기술과 아이템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나가야 합니다. 아이티씨와 강원전선은 이런 노력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룩하겠습니다.”

◆강원전선은…

1965년 대한 비닐공업사로 출발해 2003년 대한엠앤씨로 법인 전환한 뒤 최근 아이티씨의 공장 인수를 통해 강원전선으로 재탄생했다.

고압 전력케이블과 범용케이블, 통신케이블 등을 제조하는 중견 전선업체로, 매출은 2014년 689억원, 2015년 325억원을 기록했다.

아이티씨가 지난해 경매 매물로 나온 대한엠앤씨 공장을 올해 초 낙찰받으면서, 사명을 강원전선으로 바꿨다. 현재 공장 라인과 인력을 정비하고 있으며, 동시에 생산·영업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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