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영 데이비드스톤(기업교육컨설팅) 대표이사
허두영 데이비드스톤(기업교육컨설팅) 대표이사

많은 프로젝트로 바쁜데 눈치없이 휴가 가는 직원, 선약이 있다며 팀 회식에 불참하는 직원, 아무렇지 않게 가장 먼저 정시 퇴근하는 직원, 사장까지 함께 하는 부서 회식인데 눈치없이 상석에 앉는 직원, 상사와 식사 자리에서 배고프다며 먼저 숟가락 집어 드는 직원 등 기성세대 직원을 당황하게 하는 요즘 것들의 모습은 가지가지이다. 기성세대에게 이들은 마치 미지에서 UFO를 타고 온 외계인 같다. 이들은 1980~2000년에 베이비붐 세대 부모에게서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이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언어와 사고가 전혀 다른 문제의(?) 외계인 입장에서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한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요즘 것들의 84%가 상사로부터 부당한 시선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토로한다. 요즘 것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먼저 혹성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의 텃새와 이해하기 힘든 낯선 문화는 적응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한다. 실제 100명 중 28명이 1년도 안돼 혹성 탈출을 감행한다는 경총의 통계를 보면 이를 잘 반증한다.

지난해 포브스지에 ‘회사의 문화가 문제가 생겼음을 알려주는 10가지 신호’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10가지 중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다. “관리자들은 자신들이 맡은 일의 우수사례에 대해서는 잘 훈련 받은 반면,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을 다루는 리더십 연습이나 테크닉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들은 신뢰보다 공포로 조직을 통제한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고객이나 주주보다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데 급급하다.” 정말 맞는 이야기다. 기성세대는 요즘 것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무관심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요즘 것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되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 째, 이미 요즘 것들은 경제활동 및 소비의 주체로 급부상했다. 실제 모든 분야에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그들의 파워는 절대적이다. 인구를 보더라도 2017년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8%에 이른다. 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38.4%에 해당하며, 적어도 60~70%가 이미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소비자로서의 요즘 것들에 대한 특성 및 성향 파악은 기업의 성공적인 비즈니스에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둘 째,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직들이 요즘 것들을 맞이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선진국들과 비교해 기성세대 중심의 폐쇄적이고 유연하지 못한 조직문화, 업무환경, 시스템은 조직 변화와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요즘 것들이 협업하고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상명하복의 문화를 없애고 실패를 격려하는 창의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셋 째, 요즘 것들에 대한 연구가 서양과 비교해 우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요즘 것들에 관한 학계의 연구는 물론 관련 서적들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는 다양한 산업 분야별로 요즘 것들의 특성 파악에 혈안이 되어 있는 미국과 매우 대조적이다.

기성세대가 요즘 것들을 문제적 인간으로 규정짓고 우물쭈물 하는 사이 인수인계 할 준비도 못하고 그들에게 자리를 넘겨줘야 할지 모른다.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주인은 요즘 것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핸들을 넘길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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