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핵심은 S/W와 H/W의 고른 발전”
중전기기 업계, 기술변화에 잘 적응···향후 대응이 중요
광명전기도 신시장 개척 등 먹거리사업 발굴 노력 한창

“이번 대선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고, 후보들 모두 자신이 변화의 주역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이슈가 아닙니다. 그 전부터 기술은 계속 진보돼 왔습니다. 우리가 접하고 있는 ICT·스마트그리드 기술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물줄기로 볼 수 있습니다.”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은 통신, 로봇, 인공지능, 드론, 센서,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첨단기술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기술진보 시대에서 중전기기 업계는 그동안 나름대로 변화의 흐름을 잘 수용해왔다고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경세포와 같은 센서나 ICT기술을 일찍부터 중전기기에 접목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제품들을 내놓은 게 대표적인 예라고.

“과거에 배전반이나 개폐기, GIS 등에서 사고가 나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 기기에 센서, 유·무선 통신기술이 탑재돼 외부에서 온·오프 조작이 가능하고, 실시간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절연파괴 여부 등도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기 내부 상태를 밖에서 80% 이상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관리 측면에서 획기적인 일입니다. 중전기기 업계의 이런 기술진보도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맥락의 발전상이라고 봅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기술변화야말로 업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수요처의 요구를 담아내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시장변화에 따라 중전기기 분야의 기술진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그러나 지금 당장 광명전기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선 고민이 적지 않다고 했다. 아직 시장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그림 속에 광명전기의 역량을 발산할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갖고 있는 보유기술들을 활용, 배전반 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검사시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광명그룹이 갖고 있는 배전반, 릴레이, ESS, PCS 기술 등을 융합해 신재생사업자와 한전 간 거래 시 각종 데이터 등을 자동으로 취합·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 등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게 바로 하드웨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소프트웨어, 솔루션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전기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각종 사고를 예지·차단하는 게 소프트웨어의 힘이라면 불가항력적으로 사고가 발생해도 인명·재산피해가 없도록 설비 자체가 버텨주는 게 하드웨어의 힘입니다. 결국 중전기기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고른 발전이라고 봅니다.”

이 회장은 최근 배전반 업계의 화두인 내진배전반의 경우 내진·면진기능도 하드웨어에 속하는 기술이라며, 광명전기는 여기에 지진 등 외부충격 이후 배전반 내부 부품·기기의 변화까지 알려주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된 내진배전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수요처의 자세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기업, 지자체 등은 아직도 새로운 기술, 제품을 선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높습니다. 수요처가 새로운 기술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으면 중소기업도 연구개발에 인력과 돈을 투자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역행해서 기존 기술에 안주할 수밖에 없죠.”

기업인이자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 10일 출범한 새 정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을 요청했다. 중소기업 전용 R&D 자금 확대, 중장기적으로 석·박사급 우수인력 고용을 위한 지원강화 등이 그가 언급한 지원책 중 일부다.

“중소기업들이 자금난, 인력난을 고민하지 않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또 큰 부담을 느끼는 인증제도나 대기업·공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을 개선하고, 정말 열심히 뛴 기업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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