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청, 을지로 조명업체와 손잡고 조명상권 살리기 나서

지난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을 찾은 시민들이 조명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을지로 라이트웨이 2016'을 찾은 시민들이 조명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중구청(구청장 최창식)과 을지로 조명 업체들이 손잡고 을지로 조명거리 살리기에 나섰다.

을지로 조명 상권은 을지로4가역에서 3가역으로 향하는 거리와 대림상가, 청계상가 일대 250m 구간을 말한다. 1960년대 건축자재 관련 업종이 을지로에 자리 잡으면서 함께 들어섰다.

이곳의 전성기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다. 전국의 실내장식, 건축관련 업자들이 허리에 현금을 차고 와서 조명을 사갔을 정도로 을지로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조명중심지였다.

을지로는 다양한 조명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조명메카’로 불리던 시절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값싼 중국산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제조업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현재 영업 중인 200여개 매장은 제조 위주보다는 유통판매 형태로 자리 잡은 상태다.

매장 평균 매출도 정체 내지 감소추세다. 중구청이 을지로 214개 조명 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매출액이 전년도보다 증가한 업체는 10곳 중 1곳에(13.1%) 불과했다.

반면 대부분의 업체는 매출액이 감소(62.1%) 또는 동일했다고(24.8%) 응답했다.

이에 따라 중구청은 을지로 조명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명축제 ‘라이트웨이(Light way)’는 올해로 3년째를 맞으며 연례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매달 둘,넷째 토요일마다 을지로 특화거리를 둘러보는 골목길 투어 프로그램 ‘을지유람’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길러리 夜-을지로 밤의 거리 미술관’ 조성 사업은 업체 조명 경관 개선을 통해 을지로 조명상가를 활성화하고 야간 활동인구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오세웅 유토조명 대표는 “사업 시행 이후 피부로 와 닿는 변화가 크진 않지만 지자체와 업계가 협력해 사업들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을지로 조명거리에 대한 관심이 단기간에 늘어나지는 않아도 꾸준히 공을 들이면 언젠가 빛을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장에서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는 미관 개선이다. 걷기 좋고 보기 좋아야 유동인구도 늘어나고 데이트코스, 관광코스로 자리 잡지 않겠냐는 것이다. 조명거리의 특색을 살려 가로수 주변이나 빈 공간에 조명 조형물을 설치하자는 방안도 나왔다.

한종권 메가룩스조명 실장은 “가장 실효적인 대책은 주차요금 인하다. 공영주차요금을 조금만 내려도 손님들이 마음 편하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구청 역시 고민이 깊다. 을지로 조명거리 살리기에 나선 지 3년차지만 업체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성과는 다소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예전에 비해 조명거리의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눈에 띌 만큼 유동인구가 증가한 것도 아니다.

이에 따라 중구청과 한국조명유통협동조합, 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가 합심해 새로운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고유 조명 사업브랜드와 제품브랜드를 출시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

6개월간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을지로 조명상권 기업브랜드 ‘을지라이트(Eulji Light)’와 제품브랜드 ‘올룩스(ALLUX)‘를 제작했다. 올룩스의 제품군을 다양화해 오는 8월부터는 다양한 신제품의 시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경숙 서울시 중구청 시장경제과 주무관은 지자체와 조명업체간의 긴밀한 상호 협조를 관건으로 꼽았다. 그는 “조명은 아름답고 실생활과도 연관성이 높아 대중적이다.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프랑스 리옹시나 독일 크로나흐시처럼 평범한 길거리를 조명 디자인만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거리로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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