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숙(아시안프렌즈 이사장)
이남숙(아시안프렌즈 이사장)

월요일 아침 일찍 센터로 가 아이들을 기다렸습니다. 아직도 그 때의 떨림이 고스란히 기억이 납니다. 센터에 온 아이들에게 미리 연습한대로 “샌배노!”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아이들이 수줍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다정하고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원으로 선발되어 지난 달 몽골 바가노르 꿈나무센터에서 첫 활동을 시작한 현지 활동가가 보내온 글이다. 그는 이 글에서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앞두고 두근두근 설레던 마음, 다양한 교구와 교재를 활용한 한국어교육과 미술교육, 윷놀이 등 게임하기, 인성·위생 교육 등 2주 동안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편리하고 지극히 일상적이던 날들과는 다른 몽골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바가노르 꿈나무센터는 아시안프렌즈가 2013년 11월 개관한 빈곤가정 아동·청소년들의 교육과 놀이공간을 겸한 돌봄의 장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편안한 생활을 뒤로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개발도상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특히 방학이나 휴가를 활용한 단기 해외자원봉사는 물론 재학 중 장기 파견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개발협력 현장을 체험하고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하려는 대학생들도 많다.

해외자원봉사란 말 그대로 봉사의 초점이 국내에서 전 세계로 확장된 것으로, 특히 빈곤, 인권, 평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지구촌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국외에서 이루어지는 봉사활동이다.

해외봉사활동에 참가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로는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세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지구촌의 빈곤을 없애고 세계시민으로서 국제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특정분야에서의 현장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등등.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외봉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먼저 ‘다름’과 ‘보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해외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처음 접하게 되는 것은 낯선 사람, 낯선 문화이다. 우리는 보통 나와 같거나 비슷하거나 익숙한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해외봉사활동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 환경, 문화 등 모든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해외봉사활동은 서로간의 차이, 즉 다른 것을 인정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처음에 이질적으로 느꼈던 많은 것들이 알고보면 ‘다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국제적 시각에 대한 이해이다. 국제관계를 이해하고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빈곤, 인권, 환경 등의 글로벌 이슈는 세계의 상호의존성과 국제적 의사소통능력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국제이해교육을 통해 해외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또한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도움을 받는 지역사회 주민들이 스스로 상황을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바람직한 활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학 1학년때 참여한 인도 나눔여행을 통해 ‘봉사’와 ‘나눔’이란 꿈을 지폈다는 우리 활동가는, 꿈나무센터에서 아이들과 만나 활동할 때에 “주목받으려 하거나 대단한 성과를 내려고 아등바등할 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서로를 향한 몽골 땅의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도록 한국에서 불어온 희망의 바람이 되겠노라”고, “몽골의 아이들이 목적어가 아니라 주어임을 되새기며,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늘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겠노라”고 다짐했단다.

따뜻한 가슴과 야무진 꿈을 지닌 젊은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그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어 흐뭇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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