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에는 닭실마을이 있다.

지형이 닭이 계란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닭실’이라 불렸다.

이곳은 충재 권벌 선생의 선조가 1380년 처음 개척한 곳으로, 풍수지리에 의하면 금닭이 계란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의 마을이다.

닭실마을은 조선 중종 때 대신인 충재 권벌 선생의 삶이 담긴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이후에도 충재 선생의 후손이 500년간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왔으며, 많은 인재를 배출한 마을이다.

충재 선생은 안동인으로 중종 2년 문과에 급제하고 관직에 올랐다.

그러나 중종 15년 기묘사화에 연루, 파직돼 이곳 닭실마을에 터를 잡아 농토를 마련하고 14년간 후진을 양성하며 경학에 몰두했다고 알려져 있다.

선생은 중종 28년에 복직됐지만 을사사화로 인해 또 다시 파직되고, 그 후 전라도 구례와 평안도 삭주 등을 떠돌며 유배생활을 하다가 그곳에서 명종 3년 71세의 일기로 서거했다.

봉화 닭실마을에는 충재 선생의 유적지인 청암정과 석천정, 선생의 종가가 있으며 관련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돼 있다.

마을의 중심이 되는 충재 종가는 전형적인 영남 양반가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종택 옆 기념관에는 충재일기를 비롯한 많은 유물이 전시돼 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볼거리가 돼준다.

이 지역의 아름다운 경관과 빼어난 지형은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 또한 인정했다. 택리지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경승지로 표기해 놓은 것이다.

특히 봉화 닭실마을의 경우 마을의 유래가 되는 ‘닭’을 신성시 여기고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입구에 충절세향(忠節世鄕) 닭실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을 세웠으며, 길가 곳곳에는 닭 모양의 가로등을 설치해 이곳의 유래를 짐작하게 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또한 지역의 유래를 알고 관련 유적지를 돌아보니 좀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며 많은 호응을 보내주고 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