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업체들, 건설경기 악화 따른 경영난 가중 속
中産 발전기 엔진 국내 시장 진출 시동…본격 공략 채비
수입 엔진이라도 국내 인증기준 맞고, 품질 확보시 선의 경쟁 가능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중국에 큰 변혁이 생긴 시기로, 중앙집권체제는 무너지고 전통문화는 지배력을 상실했으며, 각지에서 군웅이 할거해 사회는 극도의 혼란 속에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사상을 요구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유능한 지식인에 대한 필요성이 사학의 발흥을 촉진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대용량 발전기 엔진업계에도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전기 엔진시장은 750kW를 기준으로 중ㆍ소형 발전기와 대형 발전기로 구분되며, 특히 대형 발전기에 들어가는 대용량 엔진의 경우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 주요 기업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여기에 최근 발전기 제조업체의 엔진공급사 다변화, 중국 정부의 중ㆍ대형 엔진산업 지원정책 등이 더해지며 기존 시장에 새로운 수입산과 중국산 제품이 도전장을 내미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생겨나는 모습이다.

◆엔진공급사 다변화 노력에 수입업체 경쟁 늘어

발전기 업체들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수주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속적인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

특히 발전기 제조원가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엔진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전기 제조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엔진을 구입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유다.

이의 일환으로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해 조합원사의 엔진 구입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수입엔진 공급사 두 곳과 공동구매계약을 맺은 바 있다.

자체적으로 구입·유통·보관을 담당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해외 엔진 수입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격할인은 물론 구매력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조합과 구매계약을 맺은 원진에이티는 유럽 FPT(Flat Powertrain Technologis) 그룹의 계열사인 엔진제조회사 Iveco motors 제품을 공급하며, 티에스피는 스웨덴 Scania와 독일 MAN 사의 고품질 엔진을 다룬다.

그동안 한국 대용량 발전기엔진 시장에는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과 기술을 자랑한다는 미쓰비시, 캐터필러, 퍼킨스, 히타치 등 다양한 글로벌기업들이 발을 내딛었고 한 때 법인설립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하기엔 시장이 크지 않고, 안정적인 수요처를 찾기 힘들다는 이유로 현재는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만이 총판 대리점 형태로 대형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발전기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제품 또한 소비자들의 인식, 가격경쟁력, 제품 인지도 등에서 기존 캐터필러와 커민스 등에 뒤처지지 않는다”며 “조합원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생겨난다는 가정 하에 해당 기업들 역시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中 정부 엔진산업 지원으로 무서운 추격 시작

국내에 중국산 발전기 엔진이 들어오기 시작한 건 대략 10여년 전 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일부 물류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공략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발전기 엔진은 빠르게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수입 소형 엔진의 경우 일찌감치 시장에 정착,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산 발전기 엔진 수입 전문업체인 A사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시장에 30여대의 발전기 엔진을 판매한 이래 2015년에는 80대, 2016년에는 100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국내 발전기 엔진시장에 퍼져있는 중국산에 대한 선입견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정부가 항공기엔진을 비롯한 각종 중ㆍ대형 엔진사업에 자본과 인력을 집중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몇 년 안에 수입 대형 엔진 리스트에 중국 제품들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 항공발동기집단공사를 설립, 중ㆍ대형엔진 개발과 제조 관련 40개 이상의 기업 및 관련 부문을 모두 통합, 미국의 GE사와 영국의 RP사 등의 글로벌기업을 뒤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발전기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엔진이 정부 인증까지 받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발전기 제조업체 임원은 “중국산 발전기 엔진이라도 국내 인증기준에 맞춰 제작되고, 품질만 확실하다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소비자들과 발전기 제조업체 모두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게 바로 선의의 경쟁이며 바람직한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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