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인재 육성...'명품 사립공업고'로 성장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과 학생 및 교직원들이 4년 연속 중소기업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과 학생 및 교직원들이 4년 연속 중소기업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에 선정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통 수원공업고등학교라고 하면 박지성 선수의 모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 축구단 버스에도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새겨져 있죠. 하지만 지역 사람들이 알고 계신 저희 학교의 진짜 강점은 ‘사립 명품 공업고등학교’입니다. 이 지역에 있는 회사 중 저희 학교 졸업생 출신이 없다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수원시 팔달구 세지로 254에 위치한 수원공업고등학교는 45년 전통의 공업고등학교다. 1971년에 설립된 이후 경기도 최대 규모의 특성화 공업계 고등학교로 성장하며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기술인재 양성에 앞장서 왔다.

‘중기청 맞춤형 특성화 학교’, ‘국방부 부사관 특성화 학교’, ‘3년 연속 취업우수학교’ 등 수원공고를 대표하는 말도 수두룩하다.

◆학생과의 유대감 속 취업 맞춤 교육

수원공고는 현재 전기전자제어과를 비롯해 전자통신과, 건설정보과, 건축디자인과, 자동차과 등 8개과에 14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으로 교육부로부터 취업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2015년도도 선정이 유력하다.

수원공고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우수 인재로 진출할 수 있었던데는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사진>이 추구하는 학생에게 꼭 맞는 취업교육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중소기업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취업맞춤반’과 ‘1팀1기업프로젝트’다.

취업맞춤반은 2학년 2학기 말에 취업맞춤반 희망자를 접수해 겨울방학 이전 방과 후 현장에 필요한 인성교육을 40시간 동안 실시한다. 방학이 되면 교사들이 직접 참여기업 발굴에 나선다.

지난해의 경우 77개사를 발굴, 학생들의 성적과 성격, 취업 선호 기업,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곰곰이 따져 각 회사에 연결시켜줬다. 이후 학생들은 60시간 동안 직업기초소양교육을 받게 되고 여름방학이 되면 본격적인 전공 훈련에 들어간다. 이때 기업체가 원하는 전공실무 영역에 맞도록 학생들을 과정별 소그룹으로 분류, 여름방학동안 196시간에 걸친 실무 교육을 실시한다.

보통 4개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들과 달리 수원공고에서는 총 14개 과정으로 분류해 다양하고 심층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팀1기업 프로젝트의 경우 재학생 채용이 확정된 회사의 직무를 미리 익혀 현장과 학교간에 발생할 수 있는 괴리감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현직 중소기업 재직자가 외부강사로 초빙돼 직접 현장 교육을 주도한다. 지난해는 협약업체로부터 53명의 산학겸임교사를 초빙, 기업의 선진기술을 배워 학생과 기업 양쪽에서 높은 호응도를 보여 왔다.

또한 학생들에게 기업의 직무를 사전 학습시키기 위해 연간 5회에 걸쳐 기관과 기업, 학교가 모여 ‘산관학협의회’를 운영, 서로의 애로사항과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병역 혜택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있다. 수원공고는 경기도 유일의 국방부 특성화 학교로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기술사관을 양성하는 군특성화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국방부는 군 기술특기병을 확보할 수 있고 학생들은 산업 기술을 적절히 살려 전역 후 산업체에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련 학과 졸업생들은 21개월로 단축된 의무 복무 기간 동안 체득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기술부사관으로 15개월 복무하게 된다. 이후 군 예편 시 유관기업에 취업하도록 적극 지원해줘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수원공고는 직업 교육 발전에 관심을 갖고 고교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 커리큘럼은 교과와 비교과로 나뉜다. 교과 커리큘럼은 전통적인 전기 생성에서 송변전과 수배전을 교육하는 분야와 이를 이용한 시퀀스 제어, PLC, 공압을 통한 생산자동화 분야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고자 기초제도 공업일반과 전기회로, 전기기기, 디지털 논리회로 등을 기초과목으로 교육하고 있다.

비교과 부분에서는 학교 본연의 가치를 잊지 않기 위해 능동형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실습실 관리와 학과 학생회를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석 전기제어과 부장은 “수원공고는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업과 학생간 끊임없는 대화의 통로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실무와 인성을 겸비한 학생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사관학교, 눈부신 성공 사례

중소기업 수요에 맞춘 산학연계맞춤형 기술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성과는 눈부시다. 2006년 20여명의 취업자를 배출한 이후 2016년 2월까지 총 306개 업체에서 703명의 기능 인력을 취업시켰다. 특히 2013년부터 참여한 중소기업청의 ‘특성화고 인력양성 사업’은 200개 업체에 399명을 취업시키는데 성공했다.

수원공고는 단순히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취업이 아닌 학생과 기업을 1대1로 매칭시켜 만족도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맞춤반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생들의 61%가 훈련과정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원했던 내용을 충분히 학습했다는 부분에서도 61%, 취업 맞춤 학습에서도 73%가 만족하는 등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업체는 학생보다 더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취업맞춤반 학생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해당학교와 취업맞춤반을 계속 추진하겠다(93%) ▲취업맞춤반훈련 졸업자들이 동료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91%) ▲취업맞춤반 훈련 졸업자들은 다른 신입사원에 비해 업무 수행 능력이 높다(91%) 등 각 분야에서 수원공고 학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원공고는 지금의 평가에 안주하지 않고 학생들이 우수한 기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은 “중소기업청에서 중기청 맞춤형 특성화고 사업을 적극 지원해준 덕분에 학생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업은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을 제공받아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취업중심 교육을 강화시켜 지식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신우프론티어에 재직중인 윤영진(왼쪽) 군과 박태민 제조부 과장이 회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우프론티어에 재직중인 윤영진(왼쪽) 군과 박태민 제조부 과장이 회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재와 기업의 만남, 신우프론티어에서 보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신우프론티어(대표 정한모)는 1991년 설립해 국내 최초로 노약자 및 장애인용 계단 승강설비를 사업화한 선도 기업이다. 신우에서 만든 제품은 전국의 주요 지하철과 철도, 공공건물, 학교, 병원 등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했고 현재까지 국내 최초·최다 실적 보유회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신우프론티어에 근무하고 있는 윤영진(20) 군은 수원공고 3학년 재학시절부터 취업맞춤반을 통해 신우프론티어에 입사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신우에서 재직 중인 담당자가 방학동안 직접 윤영진 군에게 필요한 교육을 시켰고, 지난해 말 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윤영진 군은 “처음에 대기업 취직을 준비하다가 오히려 중소기업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며 함께 성장해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라 생각해 신우에 입사하게 됐다”며 “선생님이 직접 찾아가 살펴본 기업이라 믿고 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에 들어오기 전 이론과 현장에서 다른 점이 많을까 걱정이 많았던 윤 군은 입사 후 그런 생각들이 기우였다고 설명했다.

“입사 전에는 이론과 실전이 달라 어려움을 겪는 선배들이 많다는 소리에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들어가 보니 취업맞춤반에서 배웠던 캐드나 공구 사용법들에서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기업에 맞춰 교육을 받았던게 생각나서 오히려 신나게 일했던 것 같아요.”

윤 군은 후배들에게 취업맞춤반을 통해 기업 담당자와 업무 분야에 대해 꾸준히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키는 일만 할게 아니라 업무에 관해 스스로 생각하고 능동적인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경력을 쌓아 단계적으로 전기자격증을 취득한 후 산업기사부터 기능장까지 제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며 “먼 미래에는 전기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남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
한대성 수원공고 교장.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