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 주설비 정비시장 진출, 진일보 계기
직원들 자부심 가질 수 있는 회사 만들겠다"

‘축 GS동해전력 북평화력 2호기 낙찰, 드디어 해내다!’

지난 20일 서울 서소문동 한전산업개발(이하 한전산업) 본사에서 만난 이삼선 사장이 수첩에 적힌 메모를 보여줬다. 올해 10월 8일 한전산업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발전소 터빈·보일러 정비시장 진출에 성공한 뒤 이 사장은 그날의 기쁨을 수첩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한전산업개발의 주설비 정비시장 진출은 남다른 성과였다. 사업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었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바랐던 일이다. 그동안 주설비 정비시장은 한전KPS, 금화피에스시 등이 주도해왔는데 한전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의 주설비 정비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아마 달갑지 않을 겁니다. 같은 전력 기업이지만 그동안 한전산업은 연료환경설비 정비·운전만 해왔으니까요. 하지만 주설비 정비시장 진출을 위해 우리 직원들과 회사는 오랜 투자와 준비를 해왔습니다. 조만간 발전정비협회에도 가입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잘 다듬고 키워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죠.”

▶오랜 숙원이자 도전 목표였던 터빈·보일러 정비사업에 진출했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을 것 같은데.

“이번 북평화력발전소 터빈·보일러 정비사업 수주는 미래 비전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직원들의 염원이 이뤄낸 합작품이다. 지난 2년간 정비시장 진출을 위해 쏟아 부은 쓰디쓴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주설비 정비시장 진입을 위해 2011년 경쟁력강화 TF팀, 2013년 환경변화 대응 TF팀을 구성했다. 이후 ‘발전정비산업 경쟁도입 정책’에 맞춰 회사에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보완했다. 주설비 정비실적 확보를 위한 M&A 참여, 선진 정비 기술력 확보, 정비실습장 설치, 발전정비사 채용 등이 그것이다. 주설비 정비사업 진출을 위한 자립기반을 차곡차곡 다져온 셈이다. 그동안 준비해온 모든 것을 보여줄 차례가 됐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사업수행으로 고객만족은 물론 한전산업이 진일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최근 발전회사는 경쟁정책의 일환으로 터빈보일러설비 경상정비공사와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에 대해 입찰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전산업의 입장은?

“발전회사의 경쟁입찰은 정부의 정책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기업들 입장에선 자기 밥그릇을 뺏길 수도 있으니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전산업도 그동안 점유하고 있던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를 이제 경쟁으로 따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주설비 정비와 우리가 하고 있는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는 성격이 다르다.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는 발전산업의 중요한 축이다. 이 때문에 대규모의 숙련된 인력이 24시간 상주해 근무해야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직원들은 고용불안, 근무지 이동, 비용지출 증가 등 불만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우리도 성장보다는 생존자체를 걱정해야할 처지다. 한전산업이 힘들여 길러온 대규모 숙련인력들을 빼가서 수주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 등 가까운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장기적으로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

▶2013년 12월 20일 한전산업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2년째를 맞이했는데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취임 이후 주요 현안을 빨리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특히 부실 자회사 문제, 노사문제가 심각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임직원들과 노동조합의 협조 덕분에 정상화에 접어들었다. 또 취임 이후부터 기업문화 혁신, 사람중심 경영, 미래사업 창출, 핵심역량 강화 구축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한빛본부 원자력 수처리운전정비, 삼척그린파워 석탄취급설비 운전정비를 연속적으로 수주해 2014년에는 처음으로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국가적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모든 발전사업장에서 회사와 직원이 다같이 참여하는 자율적 무재해운동을 추진해 호남사업소의 경우 2015년 1월 무재해 24배수를 달성했다. 직원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이해하고 접근하기 쉬운 콘텐츠 ‘무심코병’, ‘설마병’, ‘혼자서병’, ‘하던대로병’, ‘소심병’, ‘지겨워병’이라는 콘텐츠를 개발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전산업이 발전소에서 담당하는 주요 사업분야는 무엇인가.

“한전산업은 발전설비 운전과 정비 업무를 수행하며 전력생산의 한 축을 담당한다. 본사와 전국 15개 사업장에 2460명의 기술 인력이 배치돼 있다. 한전산업은 1990년 석탄회 재활용업무를 시작으로 화력발전소 석탄취급설비 운전업무, 회처리설비 운전, 전용철도 운용에 이르기까지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갖고 있다. 1998년에는 국내 최초로 배연탈황설비 운전업무를 수행했다. 정비 분야에서도 1995년 화력발전소 경상정비 업무를 시작한 이래, 태안화력 외 6개 발전소 석탄취급설비 및 배연탈황설비 경상정비를 수행하는 등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력으로 해외발전소의 발전설비 시운전, 정비사업 진출, 2010년 원자력 수폐수처리 운전과 정비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주력사업인 발전 O&M사업, 검침사업 이외 분야 진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전력계통시설 유지관리용역업무’를 2013년도에 신규 수주해 운영 중이다. 또 한국서부발전이 발주한 ‘태안화력발전소 운영요원 등 사택건립 전기공사’를 준공했다.

올해는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원주~강릉 복선전철·둔내~진부간 전력설비 신설공사’를 공동수급협정을 통해 수주함으로써 전기시공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구간 KTX 건설 사업의 일환이다.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전이 발주한 스마트그리드스테이션 사업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지금은 시장이 작지만 지금 배에 타지 않으면 나중에 못 따라간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R&D 투자도 필수인데 한전산업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매년 30억원을 연구개발과 교육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2010년에는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해 석탄회 재활용 확대 기술개발, 자원 재활용 관련 산업적용에 대한 기술개발, 다양한 설비운영과 정비관련 산업재산권을 발굴하고 있다.

정부 또는 민간에서 발주하는 각종 연구개발과제에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21건의 산업재산권을 등록했고 19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보유하고 있는 산업재산권은 설계, 제작, 시공, 시운전 등 분야에서 꾸준히 회사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뛰어난 정비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용접, 축정렬 및 진동분석, 유공압, 전기진단분석 등의 정비실습장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임기가 1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인가?

“한전산업호(號)의 선장으로서 지난 2년간은 정말 쉴 새 없이 항해했다고 자부한다. 여러 해 동안 경영에 부담이 되어 왔던 부실한 자회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건강한 조직 만들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전 임직원이 하나 된 마음으로 열심히 뛰어주었기에 이뤄낼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한전산업이 명실상부한 ‘친환경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이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생각이다. 발전 주설비 정비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만큼 추가적인 사업 수임으로 그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 또한 수요관리 시장에도 진출해 전기에너지 시장의 환경변화에 적극 참여하는 길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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