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에 MG시범사업 준공, 에너지신산업 해외진출 교두보 마련

모잠비크MG실증사업 준공식에 참석한 송일근 한전 전력연구원 MG사업단장(왼쪽)
모잠비크MG실증사업 준공식에 참석한 송일근 한전 전력연구원 MG사업단장(왼쪽)

한전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MG) 기술이 해외 전화(電化)사업에 적용됐다.

한전(사장 조환익)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모잠비크 MG 시범사업’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모잠비크 MG 시범사업은 산업부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사업으로, 한전은 지난 7월 모잠비크 에너지기금청(FUNAE)과 MG 시범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기공식 개최 후 약 4개월에 걸쳐 모든 설비 구축을 완료했고 이날 준공식을 시행하게 됐다.

모잠비크 국민의 약 60%는 아직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를 공급 받는 인구 중에서도 65%만이 국가 전력망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나머지는 여전히 전력 출력이 불안정한 자체 발전기나 태양광 발전설비를 이용하는 등 전력공급 상황이 열악하다.

한전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태양광발전설비 50kW, ESS(에너지저장장치) 100kWh, 모터펌프 및 정수설비 등으로 구성된 마이크로그리드를 조성했으며, 마을의 약 50여 가구 및 학교, 커뮤니티 센터 등에 전기와 물을 공급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립형 마을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번 ‘모잠비크 마이크로그리드(MG) 시범사업’ 은 한전이 독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첫 해외 전화(電化)사업으로, 국내 기업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시행한 최초의 전화(電化)사업 이기도 하다.

한전은 이번 실증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지역에 적합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모델을 개발해 향후 모잠비크 내 타 지역을 포함, 아프리카 지역 전력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동시에 북미 및 동남아시아 지역 등 현지에 적합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모델을 지속 개발해 국내 관련 기업들과의 동반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활성화 및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조환익 사장은 ”이번 준공식을 통해 해외 전화(電化)사업용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을 성공적으로 확보했으며, 국내 우수기업과 협력해 한전의 글로벌 에너지벨트 구상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범사업 대상지역인 마하냐니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송일근 한전 전력연구원 마이크로그리드연구사업단장을 비롯해 안토니오 사이지(Antonio Saide) 모잠비크 에너지기금청장, 자신또 로레이로(Jacinto Loureriro) 보아네 시장, 파스코알 바셀라(Pascoal Bacela) 천연자원에너지부 에너지과장, 지방 군수 및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현지에서 사업설명을 하는 권성철 연구원(왼쪽)
현지에서 사업설명을 하는 권성철 연구원(왼쪽)
(인터뷰) 권성철 전력연구원 연구원

"전기는 생존의 문제, 깨끗한 물 공급 농산물 수확에 큰 역할"

-모잠비크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지난해 10월 산업부에서 지원하는 아프리카 전력사업 진출을 위한 소규모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현지화 사업을 한전이 수주했습니다. 아프리카 전화(電化)사업용 마이크로그리드 사이트를 구축하고, 해외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데 1년을 목표로 진행했습니다. 아프리카 중점 협력대상국 중의 하나로 정부의 전력공급율 향상 의지가 높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우수한 모잠비크를 선정했습니다.”

-현지에서 사업하면서 어떤 것이 어려웠고 구축사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지난 2월 마이크로그리드 사이트 선정을 위해 모잠비크 현지 조사를 시행했는데, 아프리카의 마을은 특성상 10~20가구로 구성돼 있어 대상지역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모잠비크는 공용어인 포르투갈어 외에 현지마을은 토착어를 사용해 의사소통이나 마을 주민들의 협조를 얻는 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대상지역은 3~4군데의 현장 조사를 거쳐 접근성, 부지확보 가능성, 주민 협조성, 자연조건 등을 고려해 잠정 선정한 후 모잠비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승인을 거쳐서 지난 4월 수도 마푸토(Maputo)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700가구 규모의 마하냐니(Mahanhane) 마을로 최종 선정했습니다. 사업예산의 제약으로 이중 50가구와 학교, 커뮤니티 센터 등을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 50kW, 리튬배터리 100kWh, 바이오디젤발전기 20kW, 정수설비 및 배전선로 등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번 구축사업에는 우암코퍼레이션, 포스코ICT 및 현지 공사를 담당한 모파워 등의 한국기업이 참여했습니다.”

- 생산된 전기는 어떻게 쓰이나.

“태양광과 디젤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약 1.5km의 저압 배전선로를 통해 학교와 50가구에 공급하게 됩니다. 전기의 혜택을 못보던 주민들은 밤에 전등 밑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고, 핸드폰을 자유롭게 충전할 수 있으며, 라디오를 통해 음악과 스포츠 중계를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기존에는 약 2km 떨어진 인근 호수의 물을 길어다 식수로 사용했는데, 전기가 공급되면서 펌프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정수시스템을 가동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곡물제분기를 이용해 옥수수 같은 곡물을 갈아서 주민의 주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기가 공급되면서 깨끗한 물과 식량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자립마을 모델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사업은 국내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의 해외수출 기반도 될 것 같은데.

“이번 사업은 작은 규모이지만 국내최초로 아프리카에 적용한 전화사업용 마이크로그리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공급의 목적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에게 실제 필요한 전기, 물, 식량 등이 복합적으로 공급하는 모델이라는 데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하나의 트랙 레코드로 삼아 국내 대중소기업과 연합해 마이크로그리드 해외수출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미 전화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현지 여건에 맞는 농업기술과 에너지기술이 패키지 형태로 진출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들면 현지여건을 고려해 바이오연료로 생산이 가능한 곡물을 재배해 연료로 사용하고, 이를 판매해 마을의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수익으로 마이크로그리드의 이용요금을 납부하게 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이번 사업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한 후, 처음 가정집에 불이 들어오고, 정수 장치를 이용해 깨끗한 물을 마시게 했을 때의 주민들의 얼굴에 번지는 표정과 웃음에서 느끼는 감동은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주민과 아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시고, 곱게 갈아진 옥수수를 만지며 환하게 웃으며 아주 좋아했습니다. 다만 일부가구에게만 전기가 공급되다 보니 혜택을 못보는 가정까지 공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후속 확장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까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현지에서 보고 느낀점.

“아프리카 지역 중 사하라 이남의 지역은 전체 인구대비 전기를 공급받는 비율인 평균 전화율은 20~40% 정도로 사정이 열악한데, 이러한 미전화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지속가능한 솔루션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에 한국의 농업기술을 접목해 미전화마을에 에너지 및 생산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대한민국의 전력산업의 수출모델로 한 몫을 담당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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