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00여명 참석, 영덕에서 ‘탈핵천주교연대’ 출범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 및 탈핵 천주교 연대’ 출범식 후 성당에서 군청까지 반대 피켓을 들고 한국의 탈핵과 신규원자력발전소 백지화를 기원하는 탈핵기도순례를 하고 있다.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 및 탈핵 천주교 연대’ 출범식 후 성당에서 군청까지 반대 피켓을 들고 한국의 탈핵과 신규원자력발전소 백지화를 기원하는 탈핵기도순례를 하고 있다.

경북 영덕에 원자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주민들 반발에 가로막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영덕 주민들은 연일 원자력발전소 유치 백지화와 주민투표 시행을 요구하는 거리시위를 벌이는 등 강한 반대운동을 하고 있다. 영덕 내 활동하고 있는 원전반대 단체만해도 5~6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종교계까지 나섰다.

영덕 신규원전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영덕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 및 탈핵 천주교 연대’를 출범,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탈핵천주교연대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핵발전소의 사고는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에서만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핵발전소가 있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며 “전국 각 교구, 수도회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은 하느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탈핵운동을 보다 조직적이고 대중적으로 전개”한다고 결성 취지를 밝히고 향후 활동을 결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영덕핵발전소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11월 11일을 주민투표 시행일로 정한가운데 이루어져, 주민투표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영덕핵발전소반대 범군민연대 상임대표 손성문 신부는 영덕의 핵발전소 건설 추진과정과 반대운동, 주민투표 진행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손성문 신부는 “핵발전소를 유치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회유하거나 압박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수의 주민들이 활동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면서 “지난 가을부터 영덕 주민들이 삼척 주민투표의 영향으로 ‘우리도 주민투표를 해야겠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손성문 신부는 또한 주민투표 참여를 북돋우기 위한 ‘서명버스’ 참여와 ‘투표버스’ 조직에 많은 관심과 연대를 요청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조현철 신부는 강론을 통해 “개인의 회심과 선택이 합쳐져 사회에서 가시적 흐름을 이뤄야 한다”며 “탈핵 천주교 연대가 우리의 생태적 회심과 관대한 돌봄의 정신을 사회적 사랑, 정치적 사랑으로 변화, 결집시키는 장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영덕 성당에서 영덕 군청 앞마당까지 ‘핵발전소 이제 그만!’, ‘참여해요 주민투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국의 탈핵과 신규핵발전소 백지화를 기원하는 탈핵기도순례를 하고, 이희진 영덕군수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영덕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영덕군민들 사이에서 군민의 의사를 묻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7월 추진위가 주민투표법상 법적인 주민투표를 영덕군에 요구하였으나 영덕군에서 이들이 제출한 ‘주민투표청구인대표자증명서’ 교부를 거부한 바 있다.

추진위는 “주민투표 준비를 계속 이어가 영덕 군민들이 핵발전소에 대한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민간주도의 주민투표를 준비, 10월 5일 주민투표 관리위원회 구성을 거쳐 11월 11일 주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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