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점’에서 출발해 ‘에너지기업’으로 변신 거듭
수직형 소형풍력 기술 경쟁력 대내외 인정

홍사혁 대표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옥상에 설치된 300W급 소형풍력발전시스템을 가리키고 있다.
홍사혁 대표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옥상에 설치된 300W급 소형풍력발전시스템을 가리키고 있다.

무인민원발급기 등 사무자동화 기업이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1979년 설립된 에니텍시스(대표 홍사혁)는 지난 2009년 풍력시장에 뛰어들어 수직형 소형풍력발전 시스템에서 기술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곳이다.

홍사혁 대표는 “2009년부터 일본의 중소 R&D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고 독자적인 소형풍력시스템 개발에 나섰다”며 “지난해 수직형 10kW급, 20kW급 개발을 마쳐 본격적인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월 중 일본 굴지의 대기업과 기술협력 계약을 공식 체결하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수직형 풍력발전기는 강풍에 강하고 적은 바람으로도 전력생산이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수평형에 비해 기술적으로 개발이 까다롭다.

에니텍시스의 ‘수직형 베르시온 풍력발전기’는 소음이 적은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존 제품은 자동차 운행 소음과 유사한 30데시벨 이상이 나지만, 에니텍시스의 제품은 5데시벨 이하로 소리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웅웅’거리는 저주파 소음, 잡음도 없다.

디자인 역시 수려해 조형적 가치를 지닌 것도 내세울만한 장점이다.

홍 대표는 “수직형 풍력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그만큼 개발이 쉽지 않다”면서 “프로펠러형은 가격도 싸고 만들기도 쉽지만 맞춤형 보급에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수직형은 도서지역 등 특수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에니텍시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63개 ‘에너지 자립 섬’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풍력이 부피나 풍력자원 면에서 산지나 해안에 적합하다면 수직형 소형풍력은 부피가 작고 소음이 적어 도시나 섬에 설치하기 좋은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도서발전 사업 중 풍력 시장은 약 30000~4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홍 대표는 “국내에 소형풍력업체는 6~7개 정도로 파악되는데, 10kW급 이상 제조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우리뿐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반경 1km 까지 저주파 소음이 나는 대형풍력은 섬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풍력발전기와 비교해 구축비용이 저렴하고 유지보수까지 편리하도록 해 효율과 비용 면에서 풍력발전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니텍시스는 이미 전남광양(10kW)과 지역난방공사, 용인시청 등에 설치를 마쳐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대관령(20kW)에도 소형풍력을 설치 중이다.

홍 대표는 “소형 수직형 풍력시스템에 대한 원가절감이 숙제”라며 “일본 대기업과 협력을 맺으면 대량생산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격을 낮춰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니텍시스는 중장기적으로 풍력에 기반한 종합 에너지솔루션 기업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홍 대표는 “복사점에서 출발해 사무자동화기기 유통점, 제조업체, IT,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약 40년 동안 변화와 혁신을 거듭해왔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초일류제품을 만들어 고객을 감동시키는 ‘창조경영’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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