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하나로 세계시장 주도
전체 매출 가운데 80% 해외시장서 거둬
대기업 부럽잖은 창조적 기술로 업계 리딩

코캄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배터리 기업 가운데 하나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시장에서의 비중이 80%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코캄의 뛰어난 기술력은 지난해 처음 실시된 한전의 주파수조정(FR)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전은 지난 9월 FR용 ESS 구축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확정하고, 삼성SDI와 LG화학, 코캄을 배터리 사업자에 선정했다. 대기업도 뚫기 힘들었던 경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코캄은 특히 기술평가에서도 가장 첫 머리에 올라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했다.

코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졌다.

미국 전력회사는 물론 독일의 자동차, 북유럽 방면에서는 선박용 ESS까지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업계에 배터리를 판매하고 있다. 미국 군수 분야의 매출만 연간 40억원 가량 된다는 게 코캄 측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호주 시장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코캄의 대용량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국내에서는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적고, 또 생산할 수 있는 기업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만 사업을 추진한 게 10여년이었다.

때문에 유럽의 엔지니어들에게 코캄은 생소한 기업이 아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계에서 대용량 배터리를 구할 수 있었던 곳은 코캄과 프랑스 샤프트(SAFT) 뿐이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LG와 삼성, 소니 등 대기업들이 구축한 소형 위주의 배터리 시장에서 대용량 배터리를 통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해외에서 승승장구한 것이다.

코캄의 선택은 옳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내에서도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고, 많은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사업할 기회를 옅보고 있다. 그러나 코캄은 최근 10여년 간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나치게 대기업 위주라는 지적을 받고있는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대용량 배터리 시장에서 코캄의 전략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를 여러 종류의 사이즈로 제작‧제공하면서 어디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 생산을 못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코캄에 따르면 100억원 단위 이상의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코캄은 리튬티타늄화합물(LTO)과 흔히 사용되는 NMC(니켈‧망간‧코발트) 그리고 두 제품을 혼합한 나노배터리 등 다양한 배터리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LTO는 세계에서도 제작할 수 있는 회사가 세 곳에 불과하다는 게 코캄 측의 설명이다.

LTO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NMC와 비교할 때 대용량‧고출력 충‧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출력을 표기하는 C-rate가 1~2C 정도 수준인 NMC와 비교할 때 8C 수준으로 출력이 크다는 것.

LTO와 NMC를 융합한 나노배터리는 양 배터리의 장점을 모두 확보, 밸런스가 뛰어난 제품이다. LTO는 출력이 높지만 에너지 밀도가 다소 낮다는 단점이 있다는 게 코캄 측의 설명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뛰어난 NMC를 혼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특화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코캄은 계속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 배터리 시장이 없을 때 초창기 대형 배터리 시장을 이끌었고, ESS와 미국 군수 배터리 시장을 창출해 낸 코캄은 끊임없는 도전이 중소기업의 살아갈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홍인관 코캄 이사는 “지금 ESS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와 마찬가지다. 우리는 ESS 시장 초기를 이끌며 사업을 추진해왔고 이제 또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말 창조적인 기술 없이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힘들다. 코캄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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