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근무경험·글쓰기 노하우 집대성

임재춘 前 과기부 원자력실장이 이공계 출신을 위한 영어글쓰기 지침서를 발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임재춘 씨는 과학기술부(현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실장을 지낸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원자력 전문가, 고위 공무원 출신이란 경력보다는 기술글쓰기(Technical Writing)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인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도 ‘이공계를 위한 기술글쓰기’ 전도사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73년 기술고시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대부분을 원자력 및 과학 분야에서 근무했다.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오스트리아 주재 과학관,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등 고도의 전문분야에서 일했다.

“고위직으로 올라 갈수록 이공계 출신의 숫자가 줄더라고요. 이공계 출신들은 기획서, 연구보고서, 제안서 등 자신의 의사와 성과를 표현하는 글쓰기 실력이 턱없이 뒤떨어진다는 점이 큰 원인이란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죠.”

그는 공직에서 은퇴한 후 2003년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지침서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를 출간했다. 우리나라에서 기술글쓰기를 처음 소개한 책으로, 지금까지 20쇄를 인쇄한 스테디셀러다. 2005년에는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를 내놨다. 힘글쓰기(Power Writing)를 통해 글의 구조와 논리를 다루는 책이다. 두 책은 서점가, 대학가에 선풍을 일으켰다. 대학 이공계열에서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또 그는 국민대, 영남대, 동아대 등에서 직접 교단에 서기도 했다. 국내 굴지 대기업의 연구원,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특강 요청도 이어졌다.

그는 최근 ‘한국의 이공계는 영어쓰기가 두렵다’를 발간했다. 기술글쓰기를 영작으로까지 확장한 것이다.

공무원 시절 국제기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경험과 지금까지의 글쓰기 노하우를 이 책에 집대성했다고 한다.

총 245쪽의 이 책은 외국 거래처와 주고받는 이메일부터 구체적인 계약서까지, 영어글쓰기 원칙과 기법을 구체적인 실례와 함께 쉽게 전달하고 있다.

“약도를 그리듯 쓰라. 용법은 구글이 해결한다. 원어민 교정 없이 한글로 영작한다. 이것이 이 책의 메시지입니다. 이 책은 기술영어쓰기(Technical English Writing)란 약도를 그리기 위해 3개의 큰 길과 9개의 작은 길을 제시합니다.”

9개의 작은 길, 즉 9대 영작 규칙으로 ▲독자를 위해 쓰라 ▲문단 구조를 알아라 ▲문단 전개는 패턴을 활용하라 ▲문장의 주어는 사람으로 하라 ▲활기 있는 동사를 쓰라 ▲구정보-신정보를 전개하라 ▲문장은 짧게 쓰라 ▲단어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쓰라 ▲시각화하라 라는 명제를 제시한다.

한 예로, 독자가 결재권자라면 정책판단자료를, 전문가라면 분야별 새로운 지식을, 실무자라면 실행지침을, 학생이라면 체계화된 지식을, 소비자라면 상품 정보 및 안내서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필자 위주의 글은 수요자(독자)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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