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 더는 사람과 사회에 나를 맞추지 말자
“살면서 한 번쯤 나 자신이 조연이나 엑스트라 같다고 느껴진 적 있다면,
에세이집을 좋아하지만 조금 색다른 것을 찾고 있었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

글을 사랑하는 대학생 네 명이 모여 작은 출판사와 책을 만들었다. ‘넷플렉스(4 flex)’ 라는, 현 코로나 시국에 지나치기 힘든 출판사 이름을 가지고서 말이다. 첫 작품집, ’엑스트라지만 주인공입니다‘ 를 낸 이들의 정체는 서울예술대학 재학생들이다. 수업의 일환으로 독립출판에 도전하게 된 이들은 조금 들뜨기도 두렵기도 했다. ’창작‘ 을 위해 예대에 왔지만, 그것으로 돈을 버는 일은 아직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제목이 곧 잘 팔리는 제목은 아니라는 것 등을 배우면서 책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 아닌, 책을 팔기 위한 결정을 하나둘 내려 나갔다. 그렇게 하나의 책이 만들어지고 나니 정말로, 세상에 무언가를 하나 ’탄생‘ 시킨 것만 같다는 기분이 들어 이상한 애정이 샘솟았다. 그들은 한편, 이 책으로 크라우드 펀딩 170% 달성률을 기록했다.

‘넷 플렉스(4 flex)’ 는 이들만의 유니크한 콘셉트를 담은 책을 만들고 싶었다. 에세이는 교보문고, 독립서점만 가도 이미 많았기 때문에, 또 다른 에세이집을 내기 위해선 그만큼의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4인 4색이라는 특성과 더불어, 사회의 일원으로 살기를 강요받았던 경험을 대본 형식으로 풀어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대본으로부터 뛰쳐나와 주체적인 선택을 했던 에피소드들을 에세이로 담아보았다. 신기했던 건 원고를 집필하며 내용에 대해 상의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겹치는 문장과 생각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같은 주제를 놓고 비슷한 결의 내용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책으로 묶는 과정에서 이런 통일성이 발견되었을 때, 이들은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결국 잘 전달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당신이 주인공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모두가 각기 다름을 알아야 하고, 나 자신이 얼마만큼 소중한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 사실을 잊고 살았던 경험과 선택에 용기를 얻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입학, 취업, 결혼, 출산 등… 주어진 대본만 쥐고 살다 보면 어릴 적 상상했던 반짝이는 내 모습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대본은 누가 만드는 걸까? 아니, 누가 받아들게 하는 걸까? 어쩌면 습관처럼 받아든 채 평생을 내 대사 한 줄이 없는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엑스트라지만 주인공입니다’ 는 이러한 삶의 주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였는지, 사람들의 시선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쓰인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깨닫지 못했을 뿐 모두 주인공으로, 어릴 적 상상했던 모습으로 반짝이고 있다고, 이들의 따뜻한 메시지와 에너지가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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