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막한 SETIC 개막식 앞서 특별 강연 열려
문승일 서울대 교수, 탄소중립 관련 주제 발표
미래 에너지 시대를 위한 전기인들 역할 강조해

문승일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SETIC 2021’ 개막식에 앞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서울시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SETIC 2021’ 개막식에 앞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전력설비 정보 교류의 장인 ‘SETIC 2021 전기설비기술기준워크숍’이 23일 개막된 가운데 이날 개막식에 앞서 ‘탄소중립의 시대 전기인의 사명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을 맡은 문승일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전기산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최근 10년간 기상재해로 전 세계에 2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누적된 경제적 손실은 12조원에 달한다”며 “기후위기의 대응은 생존과 직결되는 당장의 시급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당장 우리 앞에 직면한 사건인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후위기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지만, 대부분의 주요 과학자들은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기후위기의 실체를 설명했다.

전 세계는 물론 한국도 이를 인정하고 탄소중립이라는 대안을 내놓았는데, 탄소중립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현되려면 현실성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탄소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공급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배출권거래제의 유상할당비율을 높이고 이미 도입된 환경급전을 통해 시장 구조가 자연스레 탄소중립을 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위해서는 마을 태양광 등 주민주도 사업을 발굴해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등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이익공유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시간시장, 보조서비스 시장 등을 도입해 전력시장을 전면 개편하는 등 전력산업구조를 혁신하고 관련 전문 규제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해 에너지 구조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 역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석연료 발전을 급격히 중단하면 관련 시장과 지역사회가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사회적 논의를 통해 중단 시점을 합의하고 관련 지원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기산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전기소비를 절약하도록 생활방식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수요 최대 시간대에는 모든 소비자가 수요를 감축‧분산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탄소중립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전기인의 사명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중립은 전기인이 주인공”이라며 “전기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탄소중립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이 공허한 외침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실적인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는 전기인들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또 관련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전기인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