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원유 정제공정 투입
연 5만t 열분해유 신규 공장 설립 검토 중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전경.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전경.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폐플라스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추출하는 순환공정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친환경 나프타(Naphtha)를 생산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렇게 생산된 나프타는 인근 석유화학사에 공급되어 새 플라스틱 제품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플라스틱의 99%가 나프타로 만들어진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우선 100t의 열분해유를 정유공정에 투입해 실증 연구를 수행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뒤 투입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열분해유 원료 도입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탄소배출 저감과 국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보유중인 열분해공정(DCU; Delayed Coking Unit)를 활용해 향후 연간 5만t 규모의 신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열분해유를 도입한 배경은 폐플라스틱 처리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폐기물 수입국인 중국은 올해부터 고체 폐기물 수입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국가간 유해 폐기물 이동을 규제하는 바젤협약의 폐플라스틱 관련 규제도 올해부터 강화됐다. 이제 폐플라스틱은 발생한 국가에서 직접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중앙기술연구원은 물성 개선, 불순물 제거 등을 통해 다양한 열분해유 기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생산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도입이 현실화 된 데에는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도 큰 역할을 했다.

현행법상 현대오일뱅크와 같은 석유정제업자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신청했고, 지난 9월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를 승인 받았다.

현대오일뱅크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투입을 친환경 제품 생산 과정으로 공식 인증 받기 위한 절차도 진행중이다.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등 국제 인증기관을 통해 친환경 인증을 받고, 생산된 나프타는 친환경 제품인 ‘그린나프타’로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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