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one@electimes.com.

기자의 메일이다. 기자마다 다르겠지만 일과는 어제 퇴근 후 온 메일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적게는 50통에서 많게는 100통의 소식이 메일함에 접수된다.

대다수는 보도자료와 같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메일이다. 하지만 때론 ‘단독’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제보가 들어오기 때문에 하나하나 집중해서 메일을 살펴본다.

사실 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제보는 대부분 익명으로 제보자의 신원이 보장된 전화나 대면 만남과는 달리 특종에 가까운 아이템이 많다. 기자로서 욕심 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막상 들어온 제보들과 관련해 세세하게 취재해보면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공들여 취재했지만 결국은 한쪽의 편향된 사실이 담긴 의견이라던가 기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얻으려 하는 상황도 있었다.

최근 들어온 한 제보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경쟁상대인 업체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어 사회적으로 위험요소가 있다며 이와 관련한 고발성 기사를 써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 또한 제보자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사회 공헌’을 외쳤지만, 속 내용은 자신의 이득을 위한 것이었다.

‘제보자의 입’이 항상 옳지는 않았다.

기사를 작성했다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있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사실은 드러나 기자와 언론사를 향한 신뢰는 떨어지고 영향력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단독 욕심에 서두르지 않은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결국 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진실을 하나만 바라본다면 잘못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자는 항상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원칙은 틀리지 않았다. 기자의 '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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