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기론 중국-호주 무역분쟁이 촉발한 중국 석탄 수급 문제가 중국 요소(Urea) 수급에 차질이 있게 해 국외 수출이 제한되며 일어난 도미노와 같은 사건이 ‘요소수 대란’에서 일어나는 저간의 사정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해서는 ‘요소수 대란’으로 우리에겐 피부에 와닿지만 이는 ‘요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것이다.

‘요소수 사태’ 초기에 몇몇 매체 기자님 연락이 와 일반인들이 ‘요소’를 사서 직접 만들면 되지 않냐며 그 제조법을 기사화하고 싶다며 연락이 왔길래, 일반인이 가정에서 그러다 오남용 사례가 발생할 수 있고 초순수 증류수를 값싸게 살 수도 없고 혼합 비율도 맞지 않거나 고순도 유지를 위한 통제된 제조 시설이 아닌 상황에서 하는 건 부작용이 더 크다며 그 내용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며 취재 거절을 했는데, 해당 매체에서 내가 한 이야기가 다른 이의 워딩으로 탈바꿈하여 반복 재생산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게 되었다. 지금 ‘요소수 대란’은 그 사건이 일어난 게 문제가 아니라 대응에 있어 극심한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문제의 핵심은 ‘요소수’가 아니라 ‘요소’다. ‘요소’의 수급을 해결해야 할 상황이지 ‘요소수’를 항공편으로 가져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고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산업용 요소수는 차량용(약 32%, 어는점 -11℃)보다 고농도(약 40%, 어는점 0℃, 차량용 대비 저순도)이기 때문에 ‘희석’을 통해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이를 차량용으로 쓸 수 있나 여부는 희석과 불순물 제어를 통해 ‘차량용 시험 성적서’를 발부할 정도의 적합한 순도와 물성이 확인되어야 한다. 이런 작업을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진행하여 혼란을 빠르게 잠재울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국외에서 ‘요소수’를 수입할게 아니라 ‘요소’ 수급의 길을 터야 하며 이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서 할 일이다. 이런 걸 가리켜 ‘산업 외교’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존치시켜둔 기관이 ‘코트라’ 같은 기관인데, 위기가 왔을 때 국가와 정부의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냐에 있어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당장 ‘요소수 대란’에 타격을 받는 건 ‘물류’ 관련된 중대형 트럭과 상용차와 주행 거리가 긴 영업용 차량 쪽이니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특히 이쪽은 중소상공인들쪽과 연계되어 있다. 좀 더 세심하고 유능한 정부 정책이 요구된다.

이번의 ‘요소수 대란’은 기실 앞서 있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와 궤를 같이 하는 사건인데, 개발도상국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국가가 꼭 필요한 핵심 기초 산업을 ‘로우테크’라 경시하고 도외시하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 나라가 살아가기 위해 농축산업을 절대 포기할 수 없듯, 각 산업과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핵심 요소’들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로우텍에 의해 휘둘리는 하이테크가 되고 21세기에 요소수 사러 줄서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나라가 이차전지 세계 1등 국가라 이야기하고 우리의 삼원계 배터리가 세계 최고이고 세계 1위라 언론에 대서특필하지만,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에서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게 내재화율이 극히 낮아 언제 ‘요소수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게 바로 ‘삼원계 NCM 양극 활물질 전구체’이다. 양극 활물질 코어 기술은 전구체 쪽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님에도 이에 대한 중국 산업 의존도가 70~80% 이상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양극활물질 개발한다고 국가 R&D 쪽에서 투자한 게 사실 대부분 ‘전구체’ 쪽이었음에도 우리가 가진 기술은 미비하고 개발 결과도 온데간데 없다.

‘요소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배터리 산업에도 이와 같은 쓰나미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사 불여튼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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