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에너지코리아, ABB파워그리드코리아서 11월 사명 변경
히타치의 기술력·ABB의 DNA 결합, 韓 해상풍력 성공에 기여 자신
전 세계 70% 이상 전압형 HVDC 공급 경험, 한전 등 각국에 기술지원
동북아 슈퍼그리드, 탄소중립 등 업계 이슈에 한국과 긴밀한 협력 기대

최석환 히타치에너지코리아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석환 히타치에너지코리아 대표가 본지와의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 히타치에너지코리아는 국내에서 연간 매출 11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중전기 및 전력제어시스템 분야의 글로벌 리더다. 1987년 설립된 ABB코리아에서 2019년 12월 분사한 ABB파워그리드코리아를 올해 11월 히타치그룹과 연계해 법인명을 현재와 같이 변경했다. 국내에서 투자와 고용 등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지난 2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2021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총투자액 3600만달러(한화 약 425억4120만원), 총고용 182명의 성과를 달성해 최석환 대표가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ABB에서 분사한 이후 국내 언론과 최초로 인터뷰한 최석환 대표로부터 히타치에너지코리아의 사업방향과 국내외 에너지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먼저 2021년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 산업포장 수상을 축하한다.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기업에 근무하면서 단순히 외국기업이 한국에서 이익을 취한다기보다는 한국에서 우리 손으로 제작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국가 경제 및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고용창출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을 할 때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 특히 이번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은 외국인 투자유치와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를 통해 한국경제에 기여한 외국인 투자기업, 국내복귀기업 대표자 또는 임직원에 포상하는 행사였던 만큼 개인 공로로 받았다기보다는 단체의 대표로서 받았다는 생각이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 모델 창출에 더욱 매진하겠다.”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1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최석환 히타치에너지코리아 대표(가운데 오른쪽)가 산업포장을 수상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지난 2일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1 외국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최석환 히타치에너지코리아 대표(가운데 오른쪽)가 산업포장을 수상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ABB파워그리드코리아에서 히타치에너지코리아로 사명이 변경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아직 조직이나 제작 및 공급하는 제품군이 변경된 것은 없다. 다만, 모 기업의 국가가 일본이라 한국에서 정서적인 부분에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직원들이 있다. 하지만 공급하는 제품, 기술진과 조직은 130년 전통을 가진 ABB의 DNA를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와 함께 앞으로 히타치 그룹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보다는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전력 기술 시장을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현재 기존의 히타치 그룹과 히타치에너지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및 솔루션을 찾고 있고, 통합을 완료한 자산관리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ABB파워그리드코리아 시절부터 추진된 해상풍력 관련 사업, 국내 플랫폼 제작사와의 협업 등 세부적인 사업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해양 플랫폼 기술과 당사의 변전소 기술을 접목한다면 국내 해상풍력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신재생 분야 중 풍력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또 히타치에너지의 미래 먹거리 사업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40% 상향 및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이행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추진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태양광은 현재 지을 수 있는 토지 자체를 찾기 힘들 정도로 구축이 활발히 진행된 상태다. 향후에는 해상풍력이 주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해상풍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국내투자를 계획·발표한 바 있다. 히타치에너지는 이미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협업한 해외 투자자들이 있고,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해상풍력발전에 히타치에너지 제품을 적용한 바 있다. 따라서 특히 해상풍력사업에 필요한 해상변전소(AC), 해상변환소(DC)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발전사업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히타치에너지 글로벌 조직 및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특히 히타치에너지코리아의 기술력은 히타치에너지그룹과 동일하고, 이는 곧 세계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제작업체가 경험하지 못한 해상변전소에 주력할 예정이며, 전력망 및 변전소의 디지탈화를 이루어 낼 계획이다.

더불어 환경적인 문제와 산업안전에 대한 강화가 지속됨에 따라 저탄소 제품과 안전·품질을 강화한 제품 등이 미래 먹거리로 예상된다. 히타치에너지에서는 IoT, AI, 머신러닝과 같은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Lumada Solution(APM, EAM, FSM)을 각각의 설비로부터 모든 자산 및 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Eco-System으로써 고객에 제공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에너지 효율화도 주목받고 있다. 히타치에너지의 에너지효율화 성과와 목표는.

“해상풍력의 경우 해상플랫폼과 윈드터빈뿐만 아니라 해상변전(환)소 건설 등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 생산한 전기를 최대한 손실 없이 육지로 안전하게 송전할 수 있는 설비와 관리, 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이 히타치에너지코리아의 가장 큰 목표다. 이는 그간의 히타치에너지가 전 세계에 공급한 경험과 기술력으로 가능하며, 한국에너지 산업의 효율성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시작 단계인 우리나라 해상풍력 성공에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히타치에너지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기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국가 간의 전력을 HVDC로 연결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히타치에너지는 전 세계 70% 이상의 전압형 HVDC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지원을 하고 있으며, 한국전력을 포함한 각 국가 전력회사에서 히타치에너지의 기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동북아 슈퍼그리드와 유사한 여러 유럽 국가 간의 전력 연계(Inter-connection)에 대한 많은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 때문일 것이다. 히타치에너지코리아에서도 조속히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기술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관심이 큰 한국-중국 간 전력연계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에너지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혹은 장벽과 이를 타개할 방법을 제언한다면.

“탄소중립을 위해 석유, 석탄 등 1차 에너지 대신 수력, 풍력, 태양열 등의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 현재 전 세계적인 과제다.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또는 각 지방자치 단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에만 맡겨서 될 일은 아니고, 장벽이 있다면 같이 협조해 일관된 정책을 펼 수 있는 조직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강력한 규제철폐와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히타치에너지코리아의 천안공장 전경.
히타치에너지코리아의 천안공장 전경.
▲히타치에너지코리아는...

초고압 제품, 변압기, 전력망 자동화 제품 및 전력망 통합제품 등 전략망에 필요한 전 제품을 제작·납품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약 1100억원 이상이고 올해는 지난해 매출액 초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한전에서 진행 중인 제주-완도 전력망 연계사업에 적용되는 HVDC(초고압직류송전) 시스템을 히타치에너지스웨덴과 컨소시엄으로 수주해 진행 중이며, 계약 규모는 1억달러(한화 약 1181억9000만원) 이상이다. 참고로 현재 주주 분포는 히타치 80.1%, ABB 19.9%로 구성돼 있으며, 본사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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