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일부터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 Scottish Event Campus(SEC)에서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COP26)가 열릴 예정이다. 2015년 파리협정 채택 후 신기후체제가 출범된 첫번째 해에 개최되는 총회로 각국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및 온실가스 감축 가속화를 위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파리협정 이행을 위한 이행규칙을 완성하는 총회로 NDC의 공통 이행 기간, 투명성 체계, 탄소 시장 이행에 대한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2월 UNFCCC는 2020년까지 75개국만이 업데이트된 NDC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세계 기후 정상회의에서 주최국인 미국을 포함한 영국, EU, 일본 등 주요국이 상향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였고, 문재인 대통령도 목표 상향을 약속했다.

지난 8일 관계부처와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NDC 상향안을 제시했다. 기존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6.3%에서 40%까지 목표치를 상향했고, 대대적인 목표 상향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COP26의 주요 이슈 중 눈여겨 볼 부분은 파리협약 6조에 의거해 세부 사항에 대한 합의가 논의될 글로벌 탄소시장 메커니즘일 것이다. 주요 사항은 ▲이중 계산(double counting) 방지 방안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간 이견 조율 ▲탄소 시장 내 거래를 통해 탄소 상쇄를 넘어 탄소 감축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 ▲시장 내 징수된 부담금을 기후 적응을 위한 자금으로 조달하기 위한 방안 ▲교토의정서 하에 2020년 이전에 생성된 배출권을 파리협정 하의 온실가스 목표에 얼마나 적용할 것인 가에 대한 논의 등이다.

파리협약 6조에 따르면 당사국들의 감축 의욕을 제고하고 지속발전과 환경건전성 증진을 위해 NDC이행에 자발적 협력을 추구할 수 있다. NDC 달성을 위해 국제적으로 감축분을 거래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양당사국간의 협력적 접근, 지속발전 메커니즘, 비시장 접근 등의 활용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비시장 접근은 기후 변화의 완화와 적응 의욕 증진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향후 확대 가능성이 가장 큰 접근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글로벌 탄소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 배출량의 94.6%를 차지하는 110개국이 NDC에서 국제탄소시장 활용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발표된 NDC 상향안에 대해 산업계와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철강업계의 주요 감축 기술인 수소 환원철의 개발 상황을 고려하면 감축목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 전환부문의 감축목표는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수급 안정성, 일자리 감소 등이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우려된다.

기존에 없던 암모니아가 새로운 발전원으로 22TWh 포함됐는데, 이 기술이 2030년까지 상용화돼 전원믹스에 포함될지 의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감축 기술이 개발될 것이라는 장밋빛에 기대고 있다면, 목표만 높이 잡고 실행으로 옮기지 못했건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을 수도 있다.

기후협약의 대원칙은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이다. 우리가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라,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서 감축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에서 한국의 위치를 고려해서 이번의 상향안이 발표되었다면, 이를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도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저탄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동안 글로벌 탄소시장 활용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몇몇 환경단체는 NDC목표가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입장을 내고, 해외 감축분 활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개도국에서 산림을 보존하고 저탄소 에너지원을 보급하는 일은 글로벌 기후대응의 중요한 한축이다.

국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게을리 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개도국의 녹색 성장에 기여하는 것역시 기후인권과 기후정의 차원에서 중요하기에 글로벌 탄소시장 메커니즘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김소희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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