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민주당 의원·에너지 싱크탱크 ‘넥스트’ 등 계통체계 지적 나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지난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진행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지난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진행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급증하는 수도권 전력수요를 현재의 계통체계로는 대응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력계통영향평가 등을 도입해 분산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에너지전환을 위한 에너지·환경정책 싱크탱크인 넥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이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가 계획대로 가동된다면, 현 수준 대비 최소 3.5GW 이상 추가 수요가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 수도권 전력수요까지 합쳐진다면 2034년까지 수도권 전력수요는 최소 19GW 이상 증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전력수요 급증은 예고된 상황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데이터센터 전기공급 및 사용예정 현황’ 자료에 의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2029년까지 수도권에 신청한 전기계약용량은 13.5GW로 전국에 신청한 총 전기계약용량 14.7GW의 92.2%에 달한다.

또한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 화성 등 수도권에 대표적인 전력다소비 업종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인프라 투자 비용(집행기준)은 지난 10년간 무려 2조3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2013년 245억원이던 계통인프라 투자지출액도 2018년에는 4440억원까지 폭증했다.

이처럼 수도권 전력 수요 증가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도 늘어나고 있지만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제9차 송변전설비계획에 이러한 수도권 전력수요 급증 현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서에서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태로라면 탄소중립 달성과는 멀어진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분산전원 활성화가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력수요 방식이라면 계통안정을 위한 화력발전기를 더 확보해야 하는 역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고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시급한 통과 및 전력계통영향 평가의 조속한 시행을 해결법으로 뽑았다.

보고서는 “기존 중앙집중형 전력망은 주민수용성 이슈와 계통사고 위험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필수운전 발전기 이외 계통 안정성 자원 보강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또 반도체, 데이터센터 시설 설립 계획 상당수가 2025년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사업 승인 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조속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세록 넥스트 애널리스트는 “탄소중립을 위해 전력 수요를 수도권 밖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법과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RE100 등을 선언한 기업들도 탄소중립의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스스로 몇 퍼센트 이상은 자가발전하거나 인근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방식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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