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서 ‘안전’ 중심 시각으로 봤지만 업계 오니 ‘진흥’도 뗄 수 없다는 사실 인식
승강기 엑스포는 ‘데뷔 무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성황 기대
협회 등록제 추진, 과당경쟁 및 업계난립 예방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초대 협회장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초대 협회장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류희인 대한승강기협회 초대 협회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낮은 수익률, 정부 정책으로 인한 유례없는 인력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승강기 업계에서 초대 협회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짇게 됐다.

승강기협회는 지난해 11월 업계 진흥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가지고 출범한 단체로 2018년 승강기안전법 개정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를 대표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류 협회장은 행정안전부 고위 공직자 출신이기 때문에 승강기 산업의 외부인이라는 평가와 우려도 함께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류 협회장을 만나 승강기 산업 동향과 협회의 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승강기협회와 협회 설립 목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대한승강기협회는 2018년 승강기안전관리법 전부 개정에 따라 승강기 산업과 관련한 정책 및 제도 개선, 사업자 간 상생과 공동이익 추구, 안전 문화 확산이라는 3가지 주요 목적과 사명을 갖고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협회는 현재 339개의 정회원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무처는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경영기획실과 교육 및 협회 사업을 주관하는 사업관리실, 승강기 관련 제도 개선 업무를 추진하는 제도발전실 그리고 홍보와 국제승강기엑스포 등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대외협력실, 이렇게 4개의 실로 구성돼 있다.”

◆협회 차원에서 국내 승강기 업계 동향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국내 승강기 업계는 관련 업체만 1200여 개에 이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제조업, 설치업, 유지관리업 등으로 구분한다. 자산규모 별로 외국계가 포함된 대기업과 중소업체로 나눠져 있고 중소업체의 경우 업종에 따라 대기업의 협력업체 또는 그 밖에 다양한 협·단체에 소속된 업체로 다시 한번 구분할 수 있다. 승강기 관련 법은 제조 및 유지관리 분야는 행정안전부의 승강기안전관리법을 따르지만 설치 분야는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기본법을 적용받게 돼 있다. 이렇듯 승강기 산업 내에는 상이한 업종과 다양한 형태의 업체가 존재하고 있어 각자의 입장과 이해가 얽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승강기 산업 발전의 저해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협회는 산업 내 각 주체들이 입장과 이해를 넘어 승강기 산업이라는 정체성 하에 하나의 산업 공동체로 모일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행안부에서 승강기 업계를 봤을 때와 업계 내부에서 봤을 때 차이점이 있는지. 산업 규제와 진흥은 완전히 달라보이면서도 비슷한 면이 많은데 향후 계획은.

“승강기 산업은 과거 산업자원부 산하에 있다가 국민안전처를 거쳐 행정안전부로 이관됐다. 국민안전처로 이관됐다는 것은 안전을 우선시하는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필요가 반영됐던 것이고 나 역시 행안부 재직 시 안전의 관점에서 관련 업무들을 다루었다. 그렇지만 협회에 와서 업계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을 살펴보니 승강기 산업은 진흥과 안전의 두가치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행안부에 있을 때는 안전 측면에서만 승강기를 바라봤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업계 내부로 들어오니 국가와 사회에서 갖는 사업으로서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협회는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큰 설립 목적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산업 진흥에 우선적인 활동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승강기는 생활에 밀접해 있는 시설인만큼 안전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협회는 승강기 진흥과 안전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할 생각이다.”

◆협회는 업계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야 하지만 승강기 업계가 폐쇄적이라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 협회장으로서 애로사항이 있는지.

“승강기 산업은 제조, 설치, 유지보수 등 부문별로 협·단체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시로 설치분야 업체들은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기본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협회 참여가 저조한 것도 사실이다. 협회의 역할은 그간 다양한 분야별 단체들이 난립해 공감대 형성이나 의견 수렴 등이 어려웠던 한계를 해소하고 승강기 산업 진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회원사들을 결속하고 주무부처와 소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의 각 회원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및 협의체를 만들어 활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

◆협회가 출범하며 그동안 흩어져 있던 산업 진흥, 홍보, 소통, 공동대응의 창구가 한곳에 모였다는 기대가 크다. 반면 이전까지 이 역할을 했던 승강기공업협동조합의 그림자가 커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에 분동 문제를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갈등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업계 갈등 봉합과 소통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승강기 산업 내에는 공업협동조합을 비롯, 관리산업협동조합 등 여러 협단체가 존재하지만 승강기법에서 규정되고 주무부처로부터 법적 인가를받은 단체는 대한승강기협회가 유일하다. 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주로 중소 승강기 제조업체를 회원으로 하며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단체이지만 협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와 설치, 유지관리 등 승강기 산업에 속한 모두를 대변하고, 산업 전체의 진흥을 목적으로 한다. 작년 4월부로 공업협동조합이 수행하는 분동 운반 용역사업의 경우, 협회가 창설되면 협회로 분동 사업을 이관할 것을 전제로 수행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결정된 배경에는 국가 주요 기능중 하나인 검사와 관련된 분동사업은 공적 성격을 가진 협회에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있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공업협동조합과 몇 차례 협의를 가진 바 있으나 원만히 해결되지 못했다. 현재 상황은 협회가 분동사업을 개별적으로 수행하기로 했으며 각자 선의의 경쟁을 통해 관리 주체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 검사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는 올해 10월부터 분동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번 승강기 엑스포는 협회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상황과 겹쳐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올해로 여섯 번째 개최되는 승강기엑스포는 승강기 완제품,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전시와 각종 신기술 소개 및 승강기안전기준 홍보 등 승강기 산업과 안전을 아우르는 승강기 업계 최대 행사다. 이러한 행사에 협회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협회를 알리고 승강기 산업 진흥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는 코로나 방역대책 4단계로 인해 대부분의 대면 행사가 취소되면서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전시회 관람객 수도 6㎡당 1명으로 제한된 상황이다. 행사는 다소 축소되고 제한되지만 내용 면에서는 충실하게 준비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승강기 제품 전시 외에도 신기술 발표회, 일자리 창출관, 중소기업 지원관, 해외 바이어 상담 등의 행사가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행사장에서 제품 전시 관람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이번 엑스포에서 주요하게 봐야 할 내용을 추천해 주신다면.

“기본적으로 전시회에서 승강기 관련 다양한 신제품과 새로운 장비들을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승강기 비접촉 센서나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 살균장치, 승강기 내 공기 청정 및 버튼 살균기와 같은 다양한 제품도 소개될 것이다. 또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일자리 창출관과 중소기업의 신기술 발표회, 공단이 주관하는 안전인증 제도개선 설명회와 우주엘리베이터 개발 현황 등 다양한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 된다. 올해 처음 엑스포에 참가하는 협회는 전시회 출구 쪽에 작지만 알차게홍보관을 마련해 놓았다. 많은 방문객들이 협회의 첫 등장을 눈여겨 봐 주시면 좋겠다.”

◆엑스포 이후 계획된 협회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분동사업이 올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우선 설치 및 수시검사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는 정밀안전검사 분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행안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대한승강기협회가 공동으로 발주한 승강기 산업 발전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의 결과가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협회는 이 용역에서 제시된 산업 진흥에 대한 결과를 참고해 내년부터 중장기적인 제도개선및 정책제안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또 다음 엑스포부터는 협회가 단독 주최하는 것으로 관계기관 간 협의가 이루어져 있다. 그 밖에도 초기 단계인 교육사업과 온라인장터 사업의 안정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

◆현재 승강기 산업은 정부정책으로 인한 인력난 가속화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응할 구체적 방안이 있는지.

“협회는 현재 유지관리 공동도급 참여자 모두 기술인력 산정 기준에 맞춰 각각 기술인력을 준비하도록 돼있는 기술인력 산정 방식을 유지관리업무 담당 비율에 따라 산정하는 것으로 개선되도록 주무부처에 건의, 협의 중에 있다. 협회 의견이 반영된다면 유지관리 업체의 인력난 해소와 인건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올해 8월부터 협회가 운영을 시작한 온라인 장터는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가 승강기 제조 및 유지에 필요한 부품들을 기존 시장보다 저렴하게 구매해 원가 비용 절감에 도움을 주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와이어 로프와 그 부속품만을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승강기 유지보수와 관련된 다양한 품목과 이용자 안전제품 등으로 점차 확대해 재정난으로힘든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협회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승강기 산업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 승강기 산업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실 예정인가요.

“필연적인 일이다. 승강기 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던 정책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협회의 사명이고 오히려 문제점들을 면밀히 살피고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우리의 방향성이다. 국내 승강기 산업 진흥을 위한 협회의 장기적인 목표는 국내 승강기 산업 설명을 위해 앞에서 나열했던 수치로 보이는 성과들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산업과 같이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신기술 개발도 활발히 이뤄져 국내 승강기 산업이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적 반열에 오르도록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또 협회 등록제를 추진해 1200여 개 영세 업체들로 난립돼 있는 승강기 시장을 규모화하고 이를 통해 가격 경쟁을 줄임으로써 표준유지관리비를 정착시켜 승강기 산업 발전에 필요한 동력을 모을 수 있도록 하겠다.”

He is...

2008.6 공군소장 전역

2009.3 ~ 2012.2 충북대학교 행정학과 초빙교수(재난관리론)

2012.3 ~ 2013.7 희망제작소 재난안전연구소 소장

2013.8 ~ 2016.7 삼성경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

2016.9 ~ 2017.5 서울시립대 책임교수(소방방재학과)

2017.6 ~ 2017.7 국민안전처 차관

2017.8 ~ 2019.5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2020.3 ~ 2020.11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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