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직접관리 멀어질수록 사고 늘어
건설 발주·하청 사업장 비중 89% 달해
[전기신문 조정훈 기자] 최근 5년간 공공기관의 산업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수가 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산업현장에서만 연평균 45명, 한 달에 4명 가까운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재해 감축을 위한 현장 전반의 안전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전 38명·LH 35명·철도공단 24명 순
2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370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들 기관에서 5년 간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는 총 225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16년 53명, 2017년 57명, 2018년 50명 등으로 3년 연속으로 연간 50명 이상이 산재로 사망했다. 2019년에 31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3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조사 대상 공공기관 중 최근 5년 간 1건이라도 사망사고가 있었던 기관은 전체의 8.4%인 31곳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에서 38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해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35명, 국가철도공단은 24명, 한국도로공사 2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각각 18명과 16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산재 사망사고는 공공기관의 직접 관리에서 멀어질수록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 유형별로는 공공기관 직영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24명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했다.
나머지 201명(89.3%)의 사망자는 건설발주에서 190명, 하청업체에서 11명 등으로 나타났다.
◆기관 귀책사유 인한 안전사고 5년간 2305명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기관의 귀책 사유로 이용객 등이 사망·부상당한 안전사고 인원은 총 2305명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인원이 39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체육산업개발이 394명, 강원랜드가 324명으로 300명 선을 기록했다.
한국마사회는 207명, 공무원연금공단이 127명,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23명 순으로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예방 위해 최근 안전관리비·인력 확대 추세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되풀이되면서 공공기관은 최근 1년 새 안전관리 비용과 안전인력 등을 확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CEO스코어가 올해부터 ‘안전경영책임보고서’ 제출이 의무화 된 공공기관 중 2019년과 지난해 수치를 비교할 수 있는 기관 287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2020년 안전관리비는 총 20조543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13.5%(2조4458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들 기관의 안전 인력도 지난해 기준 총 4만3833명으로 전년보다 2597명(6.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