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시공기준 개정(안) 중 접속함 부분 철회 검토 중으로 알려져
업계 “일부 인버터 업계 비판 무마하려 일방적인 선택” 지적

에너지공단이 최근 공고한 태양광 시공 기준 개정(안) 일부 내용의 철회를 검토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에너지공단이 최근 공고한 태양광 시공 기준 개정(안) 일부 내용의 철회를 검토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에너지공단이 최근 공고한 태양광 시공기준 개정(안) 일부 내용의 철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업계 일각에서는 공단이 행정편의주의에 빠져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김창섭)은 최근 공고한 태양광 시공기준 개정(안) 가운데 ‘KS 기준에 맞춰 태양광 접속함에 지락, 낙뢰, 단락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차단장치 설치 의무화’ 조항의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에너지공단의 결정을 두고 ‘안전을 무시한 행동’이라는 비판을 내놓는 모양새다. 그동안 업계에서 지적해 온 접속함 일체형 인버터의 안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이번 개정안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체형 인버터의 안전 문제를 두고 인버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양새다.

일체형 인버터 대부분이 DC 부분에 차단기를 설치하지 않고 AC 부분만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DC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일체형 인버터의 경우 접속함의 KS 기준을 만족하고는 있지만, 문자 그대로 ‘만족’하는 수준의 기능만 제공하고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일체형 인버터도 접속함과 마찬가지로 DC 부분에 차단기를 설치해야 해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태양광 인버터·접속함 등 주요 설비의 KS 인증 의무화 이후 경제성이 뛰어난 멀티스트링 인버터가 대세가 된 인버터 시장에 다시 센트럴 인버터+접속함 조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멀티스트링 인버터 DC 부분에 차단기를 설치할 경우 기존 강점인 경제성이 훼손돼서다.

그러나 공단이 접속함 관련 시공기준 개정안의 철회를 검토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실망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 철회가 일부 인버터 업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개정안이 소형태양광 시장에서 주로 쓰이고 있는 접속함 일체형 멀티스트링 인버터의 경쟁력을 잃게 하는 내용인 만큼 인버터 업계 일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피곤할 일을 피하기 위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

에너지공단이 일부 업계의 목소리만 듣고 일방적으로 개정안 철회를 검토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두고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공단이 행정편의를 위해 사실상 안전을 내려놓은 결정을 한 것”이라며 “태양광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와중에 규정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자기들 편의만 챙겨서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공단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시공기준에서 다룰 내용이 아니라, KS 기준에서 손봐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본지 확인 결과 현재 에너지공단에서는 접속함에 대한 KS 기준 가운데 해당 문제에 대한 개정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업계의 반발이 커질 전망이다.

공단 한 관계자는 “현재 KS 기준에서는 DC 부분에 개폐기와 차단기 설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안전 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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