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M&A부 신설, 경영·기술연구소와 공조
채희봉 사장 “수전해·액화 원천기술 확보할 것”
2030년 25개 생산기지 구축, 2040년 121만t 그린수소 도입

한국가스공사가 출자한 하이넷(수소에너지네트워크 주식회사)이 인천공항에 건립한 수소충전소.
한국가스공사가 출자한 하이넷(수소에너지네트워크 주식회사)이 인천공항에 건립한 수소충전소.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가스공사가 수소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역량 있는 수소기업에 대한 사냥에 나섰다. 대상 분야는 수전해 또는 액화로 예상된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수소경제와 2050 탄소중립의 성공적 실현, 가스공사의 다음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는 M&A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재무처 산하에 M&A부를 신설하고 역량 있는 글로벌 수소기업을 대상으로 탐색을 하고 있다.

M&A부는 외부 영입 없이 모두 사내 직원들로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가스공사는 자체 M&A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명박 정부 당시 고유가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해외 자산 인수에 나서면서 실제 M&A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후 자원가격이 폭락하면서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이를 토대로 향후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값비싼 경험도 축적하게 됐다.

또한 가스공사는 글로벌 트렌드 및 기업의 핵심 역량 파악, M&A 전문성 등에 대해서도 역량을 갖춘 경영연구소와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어 M&A부와 공조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의 M&A 대상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수소기업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2월 시행에 들어간 수소법에 따라 수소 유통전담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총 25여개의 대규모 수소생산기지와 132개소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2040년까지 연간 총 121만t의 그린수소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M&A 대상은 수전해 또는 액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희봉 사장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에서 “해외 유수 기관과의 공동 연구, M&A, 지분 투자, 기술 제휴 등을 통해 수소사업의 핵심 기술인 수전해 및 액화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수전해와 액화 기술을 핵심으로 꼽은 바 있다.

수전해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물을 분해해 그린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다. 액화는 기체의 수소를 영하 253도로 낮춰 액체로 만드는 기술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를 1/800로 압축할 수 있어 운송과 저장이 훨씬 효율적이고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가스공사의 재무 여력은 그렇게 여유롭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300억원이며 순부채비율은 309.3%이다.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26으로 전년의 1.66보다 악화됐다. 다만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 증가, 글로벌 가격 안정 등 안정적 사업환경으로 앞으로 영업수익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하반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2.0 발표에 맞춰 수소비전도 내놓을 예정이다. 수소로드맵 2.0은 당초 올해 초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정부의 모든 경제정책이 탄소중립에 맞춰 재조정되면서 하반기로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수소경제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서는 핵심기술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가스공사의 M&A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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