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협회·전기산업연구원·공제조합, 에너지공단과 MOU체결
‘직접 전기생산하는 발전사업자’ 로 변신 주목

전기공사업계 주요 인사들이 13일 서울시 등촌동 전기공사협회 사옥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공사업계 주요 인사들이 13일 서울시 등촌동 전기공사협회 사옥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신문 정재원 나지운 기자] 전기공사업계와 에너지공단간의 이번 협약은 향후 업계의 사업 영역을 넓혀갈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국내 에너지산업 구조가 향후 격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라고 판단되는 주요 사업들에 전기공사업체들이 참여할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날 상호 협력하기로 한 사업 내용들 역시 신재생에너지 사업 발굴에 대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 총 7가지 영역으로 ▲분산전원 및 신재생에너지원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기술표준화 ▲전력계통의 대전환을 위한 정책개발 및 신규사업 도출 ▲신재생에너지 안전관리 ▲VPP 실증 단지 운영 및 확대 보급 ▲다양한 분산에너지 자원의 조합을 통한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및 계통보호 방안 도출 ▲기타 국가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신규 도출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업들이 본격 시행되면 전기공사업체들의 신규 먹거리 창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단순히 공사 참여 기회가 늘어나는 차원을 넘어 전기공사업체가 발전사업체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다.

협약을 주관한 전기산업연구원이 공단과 함께 추진을 계획중인 ‘VPP(가상발전소)’ 실증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지역 단위 전력거래시장 플랫폼인 VPP는 국내에서는 아직 계획 단계지만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실행중인 미래 전력 사업 모델이다. 각 지역의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전력을 생산하면 주변 수요자들의 수요를 확인,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형태다.

VPP가 활성화되려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충분히 확보돼야 하는데 전기공사업체들이 해당 사업자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는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펜치들고 다니는’ 사업자에서 나아가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자가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기사업연구원은 VPP 실증사업을 총 4단계로 계획하고 있는데 전기공사업체들이 3단계인 실증 단지 운영 사업과 4단계인 VPP 확대 보급 사업에 참여해 시공 및 운영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추진 과정에서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

4개 기관은 4월 중으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한 뒤 5월까지 구체적인 협력 계획과 관련 사업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정부협의를 거쳐 사업을 확정한 뒤 세부협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류재선 전기공사협회 회장은 “분산형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전기공사업계가 에너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철 전기산업연구원 이사장 역시 “에너지산업 혁신을 위해 각 기관이 뭉친 만큼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기공사업계 주요 인사들이 13일 서울시 등촌동 전기공사협회 사옥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공사업계 주요 인사들이 13일 서울시 등촌동 전기공사협회 사옥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 6월 발표

VPP 활성화 탄력…협회・공단 ‘윈윈’

전기공사업계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가상발전소(VPP)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VPP란 다수의 분산에너지자원을 ICT 및 자동제어기술을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핵심으로 하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로드맵’은 올 6월 말 발표될 예정이다.

이전까지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VPP와 관련한 연구,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실증 등이 진행 중이나 규제와 현실적 어려움에 실제 추진은 더뎠기 때문이다. 전기, 전력 사업도 에너지 신뢰성과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중이었으나, 시장 창출 및 확대를 위해선 실증단지 구축을 통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결국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시작될 새로운 전력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전기공사업계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손잡은 것이다.

전기공사업계와 에너지공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전기공사업계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전기공사업계의 역할이 대형발전소와 에너지수요처를 연결하기 위해 한전의 수주를 받아 시공하는 것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VPP 확대로 신재생에너지발전소를 설치하는 등 직접발전사업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쌓아온 시공 노하우로 2024년 시작될 실시간 전력시장 등 새로운 전력시장에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

에너지공단으로서는 신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늘어날 자원들의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다. 데이터 확보를 통해 설치 적정 에너지원을 제공하고 신재생 설비 설치 시 발전량을 예측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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