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한 달간 무려 84시간 발생...미국, 호주서도 점점 증가
국내도 제주 이어 육지에서도 출력제한 시작...대책 마련해야

독일의 Negative Price 발생현황(2020.2월)
독일의 Negative Price 발생현황(2020.2월)

[전기신문 정형석 기자]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도매시장 내 전력가격이 0 이하로 낮아지는 Negative Price(마이너스 가격) 현상이 자주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신재생발전량이 많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에 발전이 불규칙한 신재생 발전량이 급증해 원전과 석탄 등 기저발전기의 출력을 감발해야 하는 상황이 점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주로 전력수요가 감소하는 공휴일과 주말에 발생하고 있으며, 햇빛이 좋은 여름철에는 태양광이, 바람이 좋은 겨울철에는 풍력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Negative Price 발생 시간과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재생 발전비중이 40%에 달하는 독일의 경우 2019년 1년간 마이너스 가격 현상이 211시간 발생한 데 이어 2020년에는 2월 한 달에만 무려 84시간이나 발생했다.

바람 여건이 좋은 2월 풍력발전량이 전체 총 발전량의 45%(2만2000TWh)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재생 발전량이 증가할 경우 기저발전인 원자력과 석탄발전 등은 급전 우선순위에서 배제돼 발전기 출력을 줄여야 해서 오히려 발전사업자가 판매사업자에게 일정 비용을 지불하며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도 과거에는 주말 새벽이나 오전 시간대에 주로 Negative Price가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낮 시간에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생산세액공제(PTC) 제도를 도입해 마이너스 가격으로 발전해도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호주 역시 남호주와 퀸즐랜드 주에서 2019년 이후 태양광 발전이 급증하며 마이너스 가격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신재생뿐만 아니라 기저발전기의 출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육지(전남 신안 지역)에서도 출력 제한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아직 없는 게 현실이다.

제주에서 신재생 사업을 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발전이 불규칙한 신재생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시간대에 발전기를 멈춰야 해서 이로 인한 손실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신재생 보급 확대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나서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활용해 이러한 손실을 보상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