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산화물연료전지 기업 지분 20% 전략 투자
2011년 태양광 투자 실패 경험…수소 본격 진출

류열 에쓰오일 사장(왼쪽)과 이태원 FCI 대표가 5일 서울 마포 에쓰오일 본사에서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류열 에쓰오일 사장(왼쪽)과 이태원 FCI 대표가 5일 서울 마포 에쓰오일 본사에서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에쓰오일이 수소기업 전략 투자를 통해 10년만에 신사업 재도전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수소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 Fuel Cell Innovations)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에쓰오일은 FCI에 초기 투자로 지분 20%를 확보함으로써 국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알 카타니 CEO는 “이번 투자는 수소경제 전반에 대한 투자의 시작으로 회사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탄소저감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사우디 합작기업인 FCI는 40여건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개방형 혁신을 위해 이탈리아 연료전지 전문기업인 솔리드파워와 한국 및 해외시장에 적합한 제품 개발을 위해 협업하는 등 다양한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FCI는 이번 투자로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FCI는 에쓰오일과 함께 국내뿐 아니라 중동시장을 비롯한 해외 연료전지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사우디 전력회사 및 통신회사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FCI는 사우디 파트너로부터의 1차 150MW 규모의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중동시장의 기후조건과 법적 규제에 맞는 발전용 및 건물용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 재생에너지의 출력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형 융복합 제품과 선박에 적용할 해상용 연료전지를 주요 기관들과 함께 공동개발 중이다.

이태원 FCI 대표는 “중동시장은 가스 가격 경쟁력이 높아 정부보조금 없이도 연료전지 발전이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할 수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병행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SOFC는 가장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로 기존 연료전지보다 발전 효율이 높다. 크기가 작아 주택, 건물 및 발전사업용으로 유용하다.

에쓰오일은 정유, 화학 사업 이외에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1년 한국실리콘에 투자하며 태양광 원료인 폴리실리콘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하지만 한국실리콘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못 버티고 실적이 급락했으며 결국 에쓰오일은 투자에서 철수했다.

에쓰오일은 새 성장 전략 ‘비전2030’을 달성하기 위해 기존 정유ㆍ석유화학 ㆍ윤활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연료전지ㆍ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신사업 분야 중 하나로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위해 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와의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및 액화수소 생산, 유통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버스, 트럭의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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