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줄인 채용규모 올해부터 회복세
중소기업, 외국인 고용 어려워 인력난 극심

LS전선 직원이 광섬유를 생산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LS전선 직원이 광섬유를 생산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의 여파가 전선업체의 인력채용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줄어든 채용 규모를 늘리는가 하면 인력난을 겪는 곳도 늘고 있다.

8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가온전선은 매월 10월쯤 실시하는 정기공채를 지난해 연기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고 악재가 예상되는 만큼 정기공채를 미루기로 한 것이다. 대신 가온전선은 올해 초 실적 등을 고려해 미뤄둔 신규채용을 상반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일진전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서 지난해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가 올해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했다.

또 대한전선은 2019년에 비해 지난해 절반 수준의 채용 진행했지만 올해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을 추가로 늘려가고 있다. 최종적으로 평년 수준으로 채용규모가 회복될 것이라는 게 대한전선의 예상이다.

업계 1위의 LS전선은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진행하는 수준에서 신규채용을 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불안요소가 있었고 경영위축 등 어려움이 있는 만큼 업체들이 일단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미룬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이를 통한 경기 정상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채용을 다시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소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로 채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문화가 제조업 종사를 꺼리는 까닭에 많은 중소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존에 근무하던 외국인 근로자들은 비자 만료로 우리나라를 떠났지만 코로나19로 국내 취업을 시도하는 외국인들이 줄어들며 신규 인력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국내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반대로 나가지도 못해서 불법체류 상태로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시행돼서 오는 6월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선설비의 경우 일반적으로 24시간 동안 가동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 52시간제를 따르기 위해서는 기존 2교대를 3교대로 늘리는 등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심지어 기업들 간에 인력을 빼가는 일도 발생하자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업 간의 상생을 위해 이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주 52시간제로 사람이 귀해지자 인력들이 교통이 편리하거나 인근 상권이 잘 발달한 전선업체를 선호하며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대로 시골 한가운데 있는 공장들의 경우 큰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년간 경험이 필요한 공정도 있는데 당장 주 52시간제를 따라가려다 보니 사람을 키우기보다 다른 회사에서 빼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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