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기조에 석탄화력 비중은 주는데 신재생E 공급은 갈수록 상승
안전고리 없는 급진적 정책에 부담 증가…발전사 돌파구도 마련해야

정부의 탈탄소 정책과 그린뉴딜 정책으로 발전 5사의 경영압박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정부 정책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발전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책을 따를 수 있도록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탈탄소 정책과 그린뉴딜 정책으로 발전 5사의 경영압박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정부 정책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발전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정책을 따를 수 있도록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발전공기업의 경영난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발전 5사 통틀어 총 36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면 올해는 1조3000억원까지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수익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정부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지출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겨울철 전력 수급 대책 기간 동안 석탄화력발전소의 감축을 추진했다.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간 전체 석탄화력발전 58기 가운데 9~17기의 가동을 멈췄다.

이와 함께 봄철 석탄발전 감축대책을 수립, 3월 한 달 간 한층 강화된 19~28기를 멈춘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40원대까지 기록하면서 발전사 적자의 원흉이 됐던 계통한계가격(SMP)이 최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는 상황이지만, 발전사들이 큰 수익개선을 기대하지 않는 이유다.

SMP가 높아질수록 석탄화력을 운용해야 수익이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그린뉴딜 정책으로 인한 부가적인 지출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운영하는 발전사업자들은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최초 제도 도입 이후 연간 1%p씩 의무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의무화 비율은 9%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도 RPS 공급의무자별 의무공급량’에 따르면 올해 총 공급돼야 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892만6912MWh로 지난해 3140만1999MWh 대비 752만4913MWh(23.9%)가 늘었다.

발전 5사의 공급량만 따로 살폈을 때 ▲한국남동발전 539만5388MWh ▲한국중부발전 515만9228MWh ▲한국서부발전 403만7301MWh ▲한국남부발전 453만5876MWh ▲한국동서발전 479만8108MWh 등이다.

전년도 발전 5사의 의무공급량은 ▲남동발전 504만384MWh ▲중부발전 359만7402MWh ▲서부발전 366만845MWh ▲남부발전 403만9843MWh ▲동서발전 401만9422MWh로 각각 35만4MWh(남동), 156만1826MWh(중부), 37만6456MWh(서부), 49만6033MWh(남부), 77만8686MWh(동서) 상승했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라면 의무공급비율은 최고 10%로 내년 이후에는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RPS법이 통과되면서 상한이 2034년 기준 25%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발전사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맞춰 석탄화력발전소는 2034년까지 30기를 폐쇄해야 한다. 30기 중 24기는 LNG 발전소로 대체할 계획이지만 발전사의 주 수입원인 석탄화력이 연이어 문을 닫으면서 수익 악화는 한층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발맞춰 탈석탄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당연한 것이지만, 안전고리 없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정책에 발전사의 경영압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전 5사는 공기업인 만큼 정부 정책을 앞장서서 실현하고,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팔, 다리가 잘릴 것이 자명한 상태에서 이를 돌파할 만한 마땅한 대책도 함께 마련해줘야만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도 한층 탄력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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