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수급으로 인한 북아메리카 산림 파괴. 제공: Dogwood Alliance
바이오매스 수급으로 인한 북아메리카 산림 파괴. 제공: Dogwood Alliance

[전기신문 최근주 기자]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으며 급격히 성장한 바이오에너지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데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바이오매스·연료 수출국에서 생태계 파괴 및 인권 문제를 야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오전 10시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환경운동연합, 공익법센터 어필이 공동주최한 ‘아시아 바이오에너지 무역과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이해’ 세미나에서 김수진 기후솔루션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바이오에너지 개발이 위협적인 궤적을 그리고 있으나, 향후 기후 및 에너지 정책 개혁을 도모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 “바이오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 화석보다 많다”

국내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에 힘입어 크게 성장한 바이오에너지가 실제로는 화석에너지 못지않게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2012년 제정되고 바이오에너지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를 발급하기 시작한 후로 바이오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 발전량은 2012년 10만6023MWh에서 2019년 706만9877MWh로 늘어났다. 매년 평균 160%의 성장률로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연평균 성장률은 2%였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에너지의 탄소배출량이 적다는 인식은 오해라고 주장한다.

바이오매스·연료(목재 펠릿, 팜유 등)는 생산 과정에서 산림 훼손과 생태계 파괴 등 환경적 리스크가 크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매스의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기 전반의 화석연료보다 많다”면서 “바이오매스로 원목이 사용된다면 탄소편익을 보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 목재 펠릿·팜유 수입 급증…현지 환경 문제 야기

한국 바이오에너지 원료 수급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현지 환경과 주민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대표적인 바이오매스인 목재 펠릿 수입은 2012년 이후 6년간 26배 상승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팜유의 수입량도 2009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막대한 구매량에 비해 현지 환경·인권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크리스토퍼 윅스 에이든바이러먼트 매니저는 “한국은 ‘산림 파괴, 이탄습지 파괴 및 주민착취 금지 정책(NDPE)’을 채택하지 않은 인도네시아 팜유 기업들의 최대 시장이다”라며 한국 기업들의 변화를 촉구했다.

전신영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해외자원 개발을 포함해, 서플라이 체인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법 및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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