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발주물량 급감에 수주 절벽 불안
올해 수급계획서 31개 품목 물량 감소
한전, “재고 영향…소요량 증감 봐야”

한 개폐기 제조기업 야적장에 출하를 앞둔 기자재가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한 개폐기 제조기업 야적장에 출하를 앞둔 기자재가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한전의 개폐기류 발주물량 감소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2월 물량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면서 수주 절벽을 토로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4일 개폐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한전이 발주한 개폐기류 저장·비저장 품목의 물량은 전년 동기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발주물량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일손을 놓은 채 발주만을 기다리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한 개폐기 제조기업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전에서 발생된 매출은 ‘제로’(0)”라며 “지금의 추세가 상반기 내내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한전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애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상반기 중 편성예산의 상당 부분을 조기집행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편성예산의 56% 규모인 4조2000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한 바 있다. 업계가 체감한 물량 규모는 이보다도 더 큰 60~70%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1~2월의 수주 절벽이 올해 발주동향을 가늠할 신호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이미 예년 대비 10~20% 물량 감소를 경험한 바 있는 업계는 올해도 감소세가 지속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마음을 졸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발표된 한전의 ‘2021년 물자수급계획’상의 구매예상물량이 전년 계획과 비교해 다소 하향 조정됐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본지가 개폐기업계가 한전에 공급 중인 53개 품목의 구매예상량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31개 품목의 전년 대비 예상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업계의 한 해 수주고와 직결되는 ▲에폭시몰드절연부하개폐기 ▲지상개폐기 ▲170kV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등 개폐기류 품목 대부분은 전년 대비 구매예상량이 줄었다. 실제로 올해 구매예상량이 6938대인 25.8kV 에코(Eco)부하개폐기의 경우 전년 대비 감소폭은 913대에 달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올해 한전 발주물량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코로나19 지원책의 일환으로 확대 발주를 기대한 기업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한전이 적자를 탈피한 데 이어 올해 배전설비 예산을 확대 편성한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한전에서 물량 확대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예산도 소폭 늘어났기 때문에 조금 더 발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재고물량이 남아 있던 탓에 1~2월 발주량이 일부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현시점에 연간 발주량 영향성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향후 자재 소요량 증감에 따라 물량은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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