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미국은 가장 축복받은 에너지 강국 중 한 곳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0만배럴에 달하는데 이는 석유국이라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은 셰일혁명을 통해 원유뿐만 아니라 손꼽히는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미국은 원유와 가스 생산이 넘쳐나자 40년만에 수출금지를 철회하고 2015년부터 우리나라, 중국 등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해 현재는 에너지가 최대 수출품 중 하나가 됐다.

남부 텍사스는 미국의 에너지 수도로 불릴 정도로 에너지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가 생산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정제설비가 몰려 있으며 바로 옆의 루이지애나주와 함께 아시아 에너지 수출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에 불어닥친 사상 최악의 한파 사태로 미국의 ‘세계 최고 에너지 강국’ 지위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원유, 가스 생산설비부터 정제 및 화학 설비까지 가동을 멈췄고 연료공급이 중단되자 52% 발전비중을 차지하는 천연가스발전까지 가동을 멈췄다.

텍사스주 2900만가구 중 절반인 1410만가구에 대한 에너지 공급이 중단됐고 그나마 전력을 공급받는 주민도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400배까지 치솟으면서 요금 걱정에 떨고 있다.

텍사스 사태는 에너지 공급이 한쪽에 쏠려 있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텍사스주는 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면서도 에너지전환의 브릿지 연료로 불리는 천연가스를 최대 에너지원으로 활용했지만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에너지빈국인 우리나라도 텍사스 교훈을 곱씹어 봐야 한다. 무공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에도 무너지지 않는 안전한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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