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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조명 민수업계, LED등기구 효율등급제 시행에 반발
“제도 필요성엔 공감하나 획일적 시행은 제조기반 고사”
업계 “역률기준, 등기구 재질 따른 효율저하 문제…결국 中에 의존할 것”
공단 “기준강화와 中 의존 인과관계 이해 안 돼, 재질 문제도 해결 가능”
윤정일 기자    작성 : 2021년 01월 21일(목) 14:54    게시 : 2021년 01월 22일(금) 08:57
LED조명을 판매하는 민수업체들이 효율등급제 시행기준 가운데 역률 기준을 문제삼고 있다. 역률기준을 맞추려면 컨버터 등 부품교체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원가부담과 시험인증비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 카페에 설치된 실내조명.(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민수시장에서 실내 LED조명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들도 기본적으로 에너지공단의 효율등급제 도입해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품질이 조악한 저가 제품을 퇴출시키고, 국가적으로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효율의 제품을 유통시켜야 한다는 명제에는 동의한다는 얘기다.

다만 효율등급제 도입 과정에서 일률적·획일적으로 규정을 적용한다거나 역률, 등기구의 재질에 따른 효율문제 등 각론적인 부분에서 예외조항을 두는 문제에 대해 에너지공단이 융통성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민수시장 업계가 제기하고 있는 효율등급제 도입기준 가운데 쟁점이 되는 부분을 정리했다.



◆쟁점 1-역률

역률(PF)은 총전력의 크기인 피상전력에서 유효전력의 비를 나타내는 것으로, 유효하게 사용되는 전력 양을 의미한다. 피상전력과 유효전력이 같으면 역률은 1이다. 가령 역률이 0.4인 조명이라면 40%의 전기는 빛을 밝히는 데 쓰고, 나머지 60%는 열 손실 등으로 낭비된다는 뜻이다.

에너지공단은 이 같은 손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내용 LED등기구에 대한 역률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기준은 0.9 이상(5W 이하는 0.85 이상)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그동안 저역률 제품을 만들었던 민수 업계는 이 기준이 확정될 경우 부품 교체에 따른 원가부담과 새롭게 시험인증을 획득하는 데 막대한 시험비용이 소요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율등급제가 시행되면 현재 KS규정대로 제품을 만들면 가장 나쁜 5등급을 받게 되고, KC 제품은 판매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비용 부분도 실제 LED등기구 모델이 약 40종인 민수업체 A사의 경우 파생되는 모델까지 합치면 효율시험료 등을 감안해 최소 1억원의 인증비가 추가 발생하며, KC인증을 신규로 취득해야 하는 비용까지 합치면 2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역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컨버터 변경이 필요하고, 이는 현재 판매 중인 모든 등기구 제품의 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열악한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현재 시장상황에서 고역률 LED등기구를 만들려면 국내에서는 불가능하고, 결국 중국에서 소싱을 해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국내에 남아 있던 실내 LED등기구 제조기반이 무너지고, 대신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공단은 고효율 대상에서 제외될 LED조명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효율등급제 도입이 불가피하며, 역률 기준을 높인다고 국내 제조기반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LED조명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기준은 점차 높여갈 수밖에 없고, 고효율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산 제품의 유입은 시장의 흐름인 것 같다”면서 “컨버터 내장형 LED램프가 효율등급 대상이 되면서 국내 제조기반이 무너졌다는 것은 결과론적인 얘기이며, 중국산 제품의 유입은 규정의 문제라기보다 업체들의 가격경쟁으로 인한 측면이 더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쟁점 2-등기구 재질

또 민수업계는 B2G, B2B 제품과 달리 디자인과 재질 등이 천차만별인 B2C(민수) 제품의 효율 등급을 획일적인 기준으로 나누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한다.

제품이 규격화된 조달제품과 달리 등기구 커버로 다양한 재질을 활용하는 민수업체는 획일화된 효율등급기준이 마련될 경우 역차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수시장 LED등기구는 등기구 재질로 유리, 샌딩 처리된 유리, 종이(한지 재질), 바리솔과 같은 천 종류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런 재질은 기구 효율을 떨어뜨려 제품 전체의 효율을 측정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민수업체 관계자는 “바리솔 제품의 경우 소비자 요구에 맞춰 은은한 빛을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천 재질이다 보니 기구 효율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용도와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모든 조명제품을 효율로만 구분 짓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을 사장시켜 버린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켓을 사용하는 LED램프, 직관형 LED램프 등은 일반 소비자가 구매해 쉽게 교체할 수 있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효율등급제 도입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바람직한 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용현장, 사용방법, 재질 등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실내용 LED등기구의 효율기준을 일반화시켜 획일적으로 적용하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공단은 이 부분과 관련해 업계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펼쳤다.

공단 관계자는 “등기구 재질에 따른 효율 저하 문제에 대해 전문가 회의를 했었는데, 그들의 얘기는 효율저하가 가장 심한 천 소재의 LED등기구도 설계 변경 등을 하면 5등급까지 효율이 나온다는 것이었다”면서 “(천 소재 제품도) 충분히 제도권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수준인 만큼 업체들도 1년 이상 시간이 있으니 준비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명업계 전문가는 “조명은 대표적인 중소기업 제품이며, 그중에서도 민수시장 업체들은 특히 열악한 곳들이 많다”면서 “B2G, B2B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국내 민수시장 업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단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 효과적인 방법들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일 기자 yunji@electimes.com        윤정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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