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서 취재를 해 왔지만 어떤 시장이든간에 중요한 사업의 입찰이 공고되면 모두가 예민해지는 것을 느낀다. 관련 업계가 대부분 집중하고 있는 사업들인 만큼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저마다 1순위로 입찰을 따내기 위해 전략을 마련한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입찰공고는 없다. 저마다 조금씩 부족한 부분에서 불만을 갖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민원을 넣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발주처의 역할이 중요하다. 100% 만족할 수 있는 입찰은 없기 때문에 규정을 확고히하고, 대다수를 ‘납득’시킬 수 있는 발주를 하는 데 힘쓴다.

이번 300MW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을 보면 첫 단추부터 순조롭지 않은 느낌이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이 같은 형태의 입찰을 본 적이 없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혜택이라고 하지만 발주처의 일부 지분을 투자한 현대글로벌이 100MW 범위 내에서 제3계약자로 참여하는 것은 애초에 협약이 돼 있던 부분인 만큼 문젯거리도 아니다.

그러나 낙찰자의 사업 제안 범위 밖인 제3계약자와의 공동이행계약 부분의 책임까지 떠넘기는 것은 분명 무리한 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술제안 평가도 의문이다. 기술제안서의 정량평가항목을 보면 기술규격 항목과 사회적 책임 및 성실성 항목이 차례로 붙어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 및 성실성 항목은 세부사항별로 감점 기준을 상세히 명기해 사업자들이 준수해야 할 사안을 정확히 알려주고 있지만 기술규격 항목에서는 아무런 기준이 적혀있지 않다.

평가자가 임의로 점수를 책정하는 불상사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입찰에서 이 같은 입찰방식은 치명적이다.

다수를 ‘납득’시키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300MW 발전설비 제조, 구매설치입찰은 총 2.1GW 규모로 세계 최대의 수상태양광 발전단지를 목표로 건설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흐른다.

사업자들과 협의를 통해 부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사업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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