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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시장, 결국 대기업 판 되나
대기업이 지분 투자한 회사가 업계 1위 기업 인수 추진
오철 기자    작성 : 2020년 11월 30일(월) 16:45    게시 : 2020년 11월 30일(월) 17:30
중소기업 중심으로 애써 키워왔던 수요자원(DR, Demand Response) 시장이 결국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DR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S사가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중소기업 B사와 함께 DR 시장 용량, 감축량 1위 중소기업 A사를 인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중소기업 B사가 A사를 인수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B사가 A사 인수를 위해 400억~500억원 규모의 펀딩을 모집하는데 S사도 투자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앞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우려다.

S사는 석유화학, 가스 등 에너지 분야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DR 사업자와 전력량정보제공사업자로 등록했지만 사업 영역을 크게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에 업계 1위 기업을 인수해 단숨에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사가 DR 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시장이 가지고 있는 연계 사업의 확장성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DR 시장은 약 2000억원 규모로 이미 포화됐기 때문에 대기업이 보기에는 큰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EMS, PMS, 스마트팩토리, ESS,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까지 다양한 에너지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전력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DR시장에 이미 진출한 KT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으로 고객사를 확보해 자사의 KT-MEG(에너지 절감 솔루션) 적용, ESS 설치 연계뿐 아니라 인터넷과 전화까지 엮어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대기업에 DR은 에너지 신산업 기반을 닦기에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이벌 중소기업을 앞세운 ‘꼼수’ 인수를 두고 업계의 우려가 상당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DR 시장에 대기업 진출이 어려우니까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하려 한다”며 “중소기업 다 죽게 생겼다”고 한탄했다.

S사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DR 시장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DR 시장은 대기업 참여 비중 제한 등의 규제를 적용하며 중소기업 위주로 조성된 시장이다. 정부는 이를 우수사례로 홍보하기도 했다.

특히 A 기업은 중소기업이지만 KT를 제치고 매년 시장 용량 1위를 지키던 ‘알짜배기’ DR 사업자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 상징성을 가진 중소기업을 인수하려는 데 누군들 좋게 보겠나”며 “이런 시선이 S사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철 기자 ohch@electimes.com        오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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