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은 이미 다 탔다!
담배 쩐 내 나는 네가 로미오?! vs 화장독에 썩은 네가 줄리엣?!

올해로 창단 24주년을 맞는 그랜드오페라단(단장 안지환 신라대 교수)은 제 52회 정기공연, 창작오페라 시리즈 2탄으로 오는 12월 12일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대공연장)에서 ‘로미오 대 줄리엣’(Romeo vs Juliete)을 개최한다.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그랜드오페라단이 2011년 창작오페라 ‘봄봄’의 부산 초연 이래 10년 만에 창작오페라 시리즈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고전 오페라 'Romeo et Juliet’에 함께 캐스팅된 이혼 위기의 오페라 가수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일상의 현실적인 사랑이 불멸의 이상적인 사랑을 만나는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들려주는 독특한 형식의 극중극 2인극 오페라이다.

이 공연은 2020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그림책 CD-BOOK ‘노란 우산’의 음악을 만든 신동일이 작곡하고, 대학로 극장에서 롱런한 ‘민들레 바람 되어’ 공연의 극작가 박춘근이 협업한 작품으로, 2013년 당시 세종체임버홀에서 초연되어 많은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과 입소문을 타며 대중적인 오페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 바 있다.

 

이번 공연에 예술의전당이 올해 기획한 오페라 ‘춘향전 2020’을 연출한 김태웅이 연출을 맡고 유수한 국제 오페라, 성악 콩쿨에서 수상한 국내외 정상급 오페라 주역 가수 소프라노 한경성과 박현진, 그리고 테너 최보한과 권순태 등이 출연한다. .

이 공연은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가족, 연인, 친지, 그리고 직장, 가족 단위의 송년 문화 나들이로 마련된 공연으로 12월12일 토요일 오후3시와 7시 각각 두 차례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문의: 051-853-2341 그랜드오페라단)

◆공연 주요 컨셉 및 특징

썸은 이미 다 탔다!

담배 쩐 내 나는 네가 로미오?! vs 화장독에 썩은 네가 줄리엣?!

▶뮤지컬보다 재미있는 오페라!

이혼 위기 오페라 가수 부부가 고전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동반 캐스팅되어 벌이는 코믹 소동!

▶오페라와 오페라 가수에 대한 오페라

창작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의 두 주인공은 성악가, 즉 오페라 가수이다.

현대를 사는 부부의 일상과 성악가들의 특징적인 생활상이 적절하게 흥미를 준다.

희극을 바탕으로 한 갈등 구조에 로맨스와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또한 오페라 장르에서는 드물게

극중극’ 구조를 시도하였다.

무엇보다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의 특징은 노래(음악)와 극(대사)이 결합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뮤지컬과 같이 연극 사이사이에 노래가 끼어드는 방식도 아니고, 오페라처럼 음악이 드라마를 흡수해 버리는 방식도 아니다.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거의 모든 대사를 노래로 현실감 있게 구현해내며, 현실 장면과 극중극 구조를 노래와 음악으로 분리하는 시도를 할 정도로, 노래(음악)와 극(대사)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더욱이 다양한 장면에서 사용된, 음악을 활용한 휴대폰 벨소리를 흉내 내는 음악이라든지, 상대방의 노래를 가로채서 부른다든지 하는 등의 아이디어들은 ‘음악극’으로서 오페라의 재미를 더해 준다.

▶한국형 오페라 부파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기본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추구한다.

18~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는 희극인 “오페라 부파”가 보편적인 양식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코미디 오페라는 오페라타를 거쳐 뮤지컬로 넘어가고, 점점 오페라에서 코미디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21세기, 오늘날 관객의 호흡에 적합한 코미디를 오페라로 다시 살려내고자 한다. 18~19세기 오페라 부파는 오늘날 관객의 코미디에 대한 감각이나, 극적 호흡으로는 보편적으로 즐기기에 한계가 있다.

200~300년 전 관객의 호흡에 맞는 느릿한 극적 흐름이나 고전적인 코믹 설정 등은 21세기 관객들에게는 지나치게 순진하고 우아하다.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현대 관객의 감각에 자극하는 코미디와, 기존 오페라에서 접하기 어려운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표현들까지 아우르며 오늘의 우리 관객에게 다가 간다

▶노래로 싸우는 오페라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말’을 쏟아내는 오페라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자고 싸운다. 두 남녀가 쏟아내는 분노와 사랑의 ‘말’들이 노래가 되어 오페라가 만들어진다.

이혼 위기의 성악가 부부가 공교롭게 ‘로미오’와 ‘줄리엣’ 역으로 캐스팅되어 불멸의 사랑을 연기해야 한다. 평소에도 쉴 새 없이 다투는 두 부부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습하는 중에도 상대방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꼬투리를 잡아 상대방을 비난한다.

그들의 무기는 오로지 ‘말’이다. 두 사람은 끝도 없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을 총알처럼 쏟아낸다. 그 무수한 ‘말’들에 멜로디가 붙는다. 우리가 여느 노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형태의 멜로디가 아니다. 듣다 보면 노래인지 말인지, 말인지 노래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노래를 하다가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하다가 또 노래를 한다. 노래로 싸우는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노래와 말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하였다.

▶극적 호흡을 살린 오페라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드라마의 호흡을 노래에 실어 현실감 있게 살려내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음악에 극을 얹은 양식이 아닌, 음악과 극이 보다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양식을 추구한다.

또한 복잡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노래 속에서 중요하게 반복되는 구절들이 관객들의 귀에 포착될 수 있도록 선명한 멜로디들이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실제로 초연을 관람한 많은 관객들이 특정 선율이나 인상적인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던 바 있다.

특히 초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피아노 반주 버전을 계속 유지하여, 피아니스트가 두 주인공과 함께 극을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주체로서 작품을 끌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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