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LED신호등 전국에 보급, 신호등 보조장치도 개발
“새로운 아이디어 적용할 수 없는 산업구조 안타까워”

이시영 세양테크 대표
이시영 세양테크 대표

“파란색, 빨간색 칠을 한 렌즈 뒤에서 100W 백열전구를 껐다 켜는 것이 신호등의 모태였습니다. 1997년 정부는 백열전구 신호등을 LED신호등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LED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 때 개발된 우리의 LED 광량 조절 기술이 지금같은 LED신호등의 보급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시영 세양테크 대표는 1997년 발표된 정부의 LED신호등 보급사업에 부흥해 2000년에 회사를 설립했으며, 국내 교통신호등과 보행신호등의 80%를 보급한 이 분야의 선구자다.

이 대표는 2002년 경찰청에서 발표한 ‘LED 교통신호등 표준지침’을 만족하는 LED신호등 SMPS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으며, 이를 계기로 국내 도로에 LED교통신호등을 보급해왔다.

“LED 교통신호등 표준지침의 핵심은 LED조명이 온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30도에서 70도까지의 온도에서 일정 광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광량 컨트롤러가 부착돼야 하지만 세양테크는 SMPS만으로도 광량 컨트롤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세양테크는 이 기술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 LED신호등 보급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LED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LED의 전력소비 효율을 의심하는 이들도 많아 LED신호등 보급 활성화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이 대표는 회상했다.

“LED교통신호등 표준 지침에 따르면 LED신호등은 정격전압으로 점등할 때 소비전력 15W이하를 유지해야 합니다. 세양테크의 LED신호등은 10W 이하를 소비하지만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LED신호등이 보급된 사례를 찾기 힘들어 발주처에서 LED의 효율을 믿지 않았습니다. 결국 신호등에 전력계를 꽂아 시연한 후에야 납품할 수 있었죠.”

또 현재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신호등 초록불의 잔여시간을 알려주는 보조장치 또한 세양테크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다.

LED신호등 보조장치란 보행 신호등의 초록불이 켜졌을 때 잔여시간을 나타내는 장치로, 삼각형 타입의 도형형 LED신호등 보조장치와 숫자로 표시되는 계수형 LED신호등 보조장치로 구분된다.

“보조장치가 없었던 과거에는 초록불의 잔여시간을 알 수 없어 ‘초록불이 깜빡거리고 있을 땐 건너면 안 된다’는 안전지침이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보조장치로 인해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계적으로 보조장치의 개념을 첫 도입한 게 세양테크라고 자부하지만 지자체에 납품하다보니 특허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에 납품하는 물품들은 독점공급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특허를 내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호등은 아직도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어려운 국내 산업 구조가 안타깝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신호등은 정해진 표준이 아닌 경우에 납품되지 않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대부분 매몰됩니다. 외국의 경우 신호등 산업이 늦게 발달했지만 각양각색의 신호등이 현장에 적용돼 있습니다. 신호등은 실생활에서 땔 수 없는 안전제품인 만큼 사용자의 편의를 높인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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