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 견인해 건강한 시장 만드는 것 필요

과거 배터리 대기업에서 일했던 배성용 이맥스파워 대표<사진>는 퇴직 후 이맥스파워를 설립,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의 시스템 사업을 주로 추진해 왔다.

배터리 분야에 대한 높은 지식과 ESS 산업 초기부터 깊게 관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온 그는 한화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중소기업들과 손잡고 화재가 나지 않는 스트링 인버터 방식의 ESS와 태양광 연계용 올인원 ESS 등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나 정부가 연이은 화재사고 이후 ESS 관련 진흥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시장은 침체돼 갔다. 화재이슈에 대응해 안전 기능을 높인 신제품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납품조차 할 수 없었다.

“2017년과 2018년 ESS 분야에서 발생한 매출이 가장 높았던 시기입니다. 그런데 작년 매출이 3분의 1밖에 안됩니다. 올해는 지금까지 그때의 10%도 못 했어요. 한화솔루션과 개발한 신제품도 당초 300대 납품을 목표로 진행했는데, 실제 납품물량은 10대에 그쳤습니다. ESS 사업이 거의 멈추다시피 한거죠.”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배 대표는 우선 정부가 화재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ESS 안전을 직접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S 안전에 대해 정부도 누구도 책임지고 나서려고 하지 않아요. 지금 당장이라도 정부는 ‘ESS는 안전하다’, ‘이제는 믿고 사용해도 된다’라고 선언해야 해요. 그걸 회피하려고 하니까 시장이 살아나질 못하는 겁니다.”

최근 정부와 국회가 ESS 제도 마련에 소극적인 이유로 전력망에 편익을 가져오는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대부분 전력량을 충당하는 지역의 태양광 발전량이 뚝 떨어지는 저녁시간에 급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비싼 가스발전을 대신해 낮에 남아도는 신재생 전력을 저장한 ESS를 투입, 코스트를 다운시킨다.

이밖에도 ESS에 전기를 저장했다가 송전망에 여유가 생기는 시간에 다른 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도록 방전하는 등 계통에 높은 기여를 하면서도 높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도 ESS를 활용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면 계통 기여를 높이면서도 시장을 살릴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을 믿고 사업을 시작한 ESS가 업계가 소프트 랜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으로의 ESS 제도가 건강하게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술력과 열정을 모두 가진 기업을 키워줄 수 있는 시장이 돼야만 그동안 비정상적인 구조로 성장해 온 ESS 업계가 제대로 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과거 ESS 시장을 두고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다 어우러져서 성장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대기업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중소기업들이 받아먹는 수준이었죠. 중소기업은 금융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대기업의 사업을 수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정책과 용량별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 등 작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보다 건강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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