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인증제품 사용 두고 신규‧기존 사업자 눈치싸움 치열했던 것으로 보여
점점 낮아지는 낙찰가에 규모의 경제 가능한 대기업 위주 시장 재편 전망

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선정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평균 낙찰가격은 14만3682원으로 상반기 대비 5.12% 하락했다. 업계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 하락폭에 놀라는 분위기다.
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선정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평균 낙찰가격은 14만3682원으로 상반기 대비 5.12% 하락했다. 업계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 하락폭에 놀라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평균 낙찰가가 14만3682원으로 형성됐다. 낮은 경쟁률 덕분에 높은 낙찰 가격을 기대했던 태양광 발전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13일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김창섭)은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하반기 입찰에 따른 설비용량별 평균 낙찰가격은 ▲100kW 미만 15만6223원 ▲100kW 이상~500kW 미만 13만4731원 ▲500kW 이상~1MW 미만 13만7843원 ▲1MW 이상 13만9405원/MWh로 정해졌다. 전체 평균 선정가격은 14만3682원으로 상반기 평균 15만1439원 대비 7757원(5.12%) 하락했다.

100kW 미만 소규모 발전소는 494MW, 나머지 구간은 경쟁률을 동일하게 배분한 가운데 ▲100kW 이상 500kW 미만은 496MW ▲500kW 이상 1MW 미만은 346MW ▲1MW 이상은 80MW를 선정했다.

지난 7월 실시된 탄소인증제가 이번 입찰에 처음 도입됐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을 사용한 발전소 737.5MW가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이 중 400MW가 선정됐다고 에너지공단은 전했다.

◆예상보다 높은 하락률에 업계 ‘충격’=태양광 발전업계는 이번 낙찰가격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반적인 가격 하락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떨어질 줄은 몰랐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에너지공단은 이번 입찰에서 기존 3개였던 입찰 구간을 4개로 세분화했다. 여기에 더해 의뢰용량도 상반기 1200MW 대비 240MW를 늘린 1440MW 확보한 덕분에 평균 경쟁률도 상반기 4.89대 1보다 낮은 3.3대 1로 형성됐다.

이와 관련 입찰 경쟁률이 알려진 지난달 중순쯤에는 오히려 “가격을 너무 낮게 쓴 게 아닌가” 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던 만큼 이번 결과는 충격적이라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탄소인증제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이번 낙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지난 7월부터 시행된 탄소인증제를 도입,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을 사용한 사업장에 최대 10점까지 배점을 신설했다.

기존 사업장의 경우 탄소인증제품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낮은 점수인 1점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탄소인증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돼 1점당 2.5원까지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가격 점수를 높게 받아야 했던 기존 사업자들이 앞다퉈 적은 가격을 적어낼 수밖에 없었고, 이 같은 분위기에 탄소인증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사업자들도 높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오히려 모두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것.

◆점점 낮아지는 입찰가격…시장은 어떻게 바뀔까=업계는 점점 낮아지는 태양광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단가와 함께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고정가격계약뿐 아니라 현물시장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와 계통한계가격(SMP)이 바닥을 치는 상황이라 태양광 발전을 통한 예상 수익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다.

결국 대규모 발전단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수익성을 확보할 대안이 된다는 것.

지자체나 공기업과 협력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의 시장으로 태양광 업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RE100 캠페인에 국내 대기업들이 저마다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대규모 태양광 단지에 관심이 높아질 전망인 만큼 전혀 터무니없는 관측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소규모 태양광 역시 시장 변화가 필연적이다. 소규모 태양광을 건설한 뒤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사업은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사라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직접 사업비를 투자해 발전설비를 짓고, 운영까지 도맡아 할 사업자들만 남게 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단가뿐 아니라 현물시장 가격이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점점 낮아지는 경제성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시장의 플레이어도 변화될 전망”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낮은 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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