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2002년부터 입맛에 맞는 美경제연구센터 보고서 인용
전기산업연구원 “발주처 재정후원 받아 작성된 민간연구단체 보고서일 뿐”

건설업계가 지난 2002년부터 분리발주 반대 논거로 제시하고 있는 ‘미국국립경제연구소’의 보고서는 근거자료로 인용하는 데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기공사업계 싱크탱크인 전기산업연구원(이사장 신철)은 건설업계가 통합발주가 분리발주보다 유리하다는 근거로 제시하는 미국의 보고서는 국책연구소의 공식보고서가 아니라 발주처(통합발주 지지자)에 유리하도록 작성된 민간보고서인 데다 보고서에 기재된 모든 의견도 작성자의 개인의견일 뿐이어서 분리발주의 반대논거로 인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는 지난 2002년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행하는 건설산업동향에서 1997년 미국경제연구센터가 발표한 ‘계약방식과 공사비용-분리발주 의무제도의 영향’이란 보고서를 처음 인용한 이후 분리발주의 반대 논거로 매번 이 보고서를 인용해 왔다.

특히 대한건설협회는 2016년 7월 ‘국민피해 조장하는 건설공사 분리발주는 허구에 불과하다’라는 분리발주 반대사례 보고서 모음집을 비공식적으로 발간하면서 미국의 권위 있는 미국국립경제연구소가 뉴욕시 사례를 토대로 분리발주제도로 인해 평균 8%가량 건설비용이 상승하고, 공사기간은 통합발주 대비 평균 2배가 소요됐다는 연구결과를 언급했다.

이러한 내용을 인용해 보고서를 작성한 건설산업연구원은 미국경제연구센터(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를 국립연구소로 번역했지만, 위키백과사전에 따르면 ‘전미경제연구소’로 번역돼 있고, 지난 1920년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민간 연구조직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또 해당 보고서는 연구센터의 공식보고서가 아니라 뉴욕시의 건설발주처인 뉴욕학교건설공단의 투자를 받아 작성된 보고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의 근간이 되는 자료수집에 발주처의 자본이 투입됐음을 명시하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건설비용의 비교산정 시 가격산정방법, 견적방법 및 내역서 선정방법 등 여러 가지 확인할 수 없는 사항들을 내포하고 있어 분리발주와 통합발주의 비용차이를 구분하기에 적정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보고서를 검토한 전기산업연구원의 김명훈 연구원은 “보고서 전문을 검토해 결과치를 재분석하고 재산정 해보려 했지만 해당 보고서에는 근거자료가 누락돼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며 “저자인 오를리 아센펠러(Orley Ashenfelter)는 보고서에 기재된 모든 의견은 작성자의 개인의견일 뿐 연구센터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명시하고 있지만 건설업계가 국책연구소의 공식보고서인 것으로 다수의 보고서와 보도문에서 그간 필요한 내용만을 발췌, 인용해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원문 일부분 발췌에서 해당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자료수집에 뉴욕학교건설공단이 재정후원을 했으며, 기재된 모든 의견은 미국경제연구센터(NBER)가 아닌 저자의 견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원문 일부분 발췌에서 해당 보고서 작성을 위한 자료수집에 뉴욕학교건설공단이 재정후원을 했으며, 기재된 모든 의견은 미국경제연구센터(NBER)가 아닌 저자의 견해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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