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위생 불안
티센・오티스 등 살균과 비접촉서 해법 찾아
센서・페달 등 해외서도 이색 아이디어 봇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제공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제공 : 연합뉴스)

연초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며 엘리베이터 업계에도 내부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층건물이 많은 국내 건축물 특성상 엘리베이터는 없어서는 안 되는 이동수단이지만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밀폐된 공간이면서도 철저한 방역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한 복도식 아파트에서는 8명의 주민이 엘리베이터를 통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방역 사각지대인 엘리베이터가 다시금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들이 호출버튼과 이동버튼을 손으로 직접 조작해야 하고, 환기가 잘 이뤄지고 있는 지 일반 승객이 확인할 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차라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승강기 업계는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의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깨끗한 엘리베이터 사용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업체들이 현재 내놓고 있는 승강기 위생에 대한 솔루션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업계에서 벌어질 새로운 경쟁의 전초전”이라고 전했다.

◆티센크루프, 클린룸 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는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자사의 엘리베이터 캠퍼스에서 클린룸 엘리베이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충남 천안 엘리베이터 캠퍼스에서 클린룸 엘리베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가 충남 천안 엘리베이터 캠퍼스에서 클린룸 엘리베이터를 테스트하고 있다.

클린룸 엘리베이터는 카 내부를 외부 공기와 차단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미세한 입자, 온도, 습도 및 공기압을 환경적으로 제어해 엘리베이터 내부를 고청정 상태로 유지한다.

특히 고성능 울파(ULPA)필터를 사용해 엘리베이터 내부의 초미세 입자를 걸러내며 공기 중 유해 오염물질을 99.99% 이상 제거해 내부 청정도를 유지한다.

주로 산업 현장에 적용돼 초미세 공정이 이뤄지는 반도체 공장 및 연구실, 정밀기계공장, 제약공장과 위생 및 감염관리가 중요시되는 병원 등에서 사용된다.

앞서 출시한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의 나전옻칠 엘리베이터도 천연 도장재인 ‘옻’을 적용해 항균 및 탈취 기능을 갖고 있다. 옻은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 흑곰팡이에 대한 99.9%의 억제력을 지니고 있다.

또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비접촉식 스마트 조작반(SMART COP)을 설치해 직접 손으로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였다.

스마트 조작반을 활용하면 NFC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엘리베이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등록된 층으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오티스, 승강기 호출 앱 ‘이콜’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이콜(eCall)은 승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앱이다. 실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대기시간 없이 엘리베이터 탑승이 가능하며 엘리베이터 호출 버튼을 손으로 접촉할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위생적이다.

이콜은 오티스엘리베이터의 다양한 제품에 적용이 가능하며 설치 또한 간편하다. 이후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을 탑재한 이콜 앱이 출시될 예정이라 승객들의 편의성이 더욱 배가될 것으로 오티스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이콜앱은 오티스 본사를 비롯한 해외 일부 국가에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국내 시장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이콜 앱을 사용해 스마트폰으로 승강기를 호출할 수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이콜 앱을 사용해 스마트폰으로 승강기를 호출할 수 있다.

또 오티스엘리베이터의 히트작인 젠투 케어(Gen2 Care) 엘리베이터는 항균 기능이 포함돼 있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젠투 케어는 카 내부의 UV LED 조명을 포함해 벽면, 버튼, 핸드레일 등에 항균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증받았다.

◆몬트코리아, 온유테크 비접촉 솔루션

몬트코리아는 지난달 국내 승강기 부품 업계 최초로 비접촉 승강기 콜 등록시스템 ‘모션콜’을 선보였다.

모션콜은 초미세 카메라 광센서가 인체의 움직임을 인식해 엘리베이터 버튼이 작동되는 원리로 간단한 손 동작을 통해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 있다.

직접 버튼과 접촉하지 않아 위생적이며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현재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강남성모병원에 시범 설치가 예정돼 있다.

온유테크의 비접촉식 버튼은 접촉하지 않고 근처에 손가락을 가져다 놓는 것으로 버튼이 작동된다.

센서부에서 적외선을 내보낸 후 사용자의 손가락에서 반사돼 돌아온 신호를 측정해 입력신호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손가락 간 거리차를 논리적으로 구분하고 지능적 동작이 가능한 기술을 적용해 시중에 나와 있는 비접촉 버튼의 문제점인 복수버튼 중복입력 문제를 해결하고 편의성을 높였다.

◆해외서도 엘리베이터 위생에 촉각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승강기 위생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의 승강기 제조사인 후지테크는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손을 대지 않고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했다. 사람이 층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버튼 근처에 손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도 해당 층이 인식된다.

또 일본의 미쓰비시전기는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엘리베이터 층을 누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태국에서는 한 쇼핑물에 설치된 페달을 밟아 작동시키는 엘리베이터가 화제가 됐다.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때 올라갈지 내려갈지를 결정하는 2개의 버튼 중 하나의 페달을 밟으면 된다.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열림과 닫힘은 물론 발로 누르면 자신이 원하는 층으로 갈 수 있도록 층수가 적힌 페달을 설치했다.

방콕 시내 쇼핑몰에 설치된 페달 엘리베이터. (페이스북 캡처)
방콕 시내 쇼핑몰에 설치된 페달 엘리베이터.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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