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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ESS 시장…정부 사실상 손놔
화재 이후 신규 설비 반타작
태양광 REC 가중치 일몰 등
소극적 정책에 성장동력 잃어
윤대원 기자    작성 : 2020년 09월 21일(월) 12:38    게시 : 2020년 09월 21일(월) 22:13
지난 2017년 화재사고 이후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해오던 시장이 화재안전에 대한 정부 우려가 극에 달하면서 성장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ESS 내 주요설비인 전력변환장치(PCS)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ESS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던 A사는 지난 2017년 이후 줄어든 ESS 매출로 인해 사업구조에 큰 변화를 맞았다. 당초 ESS 분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었던 A사는 최근 연료전지 분야 매출이 ESS를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A사 관계자는 “연료전지 매출이 다이내믹하게 늘어난 게 아니라 ESS 매출이 다이내믹하게 줄어들어서 생긴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A사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ESS 분야 사업부서를 축소시키거나 폐쇄하는 등 기업들의 ESS에 대한 기대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ESS 화재 이후 ESS 가동중지 등으로 인해 신규사업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 태양광 연계 ESS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제도를 일몰하는 쪽으로 정부가 가닥을 잡으면서 ESS 운영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 신규시장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국회가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운영을 시작한 ESS 신규설비는 973개에 달했지만 지난해 476개로 절반 이상 줄었다. 2018년 3.7GWh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ESS 신규설비용량은 지난해 1.8GWh로 축소됐다.

올해 7월까지 406건의 ESS 신규설치가 진행돼 지난해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라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7월부터 태양광 연계용 ESS의 가중치가 기존 5.0에서 4.0으로 줄어들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직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설비인 만큼 정부 지원정책에 따라 사업성이 큰 폭으로 나빠질 수도, 좋아질 수도 있는 설비라는 것.

그나마 내년부터는 가중치가 아예 0으로 없어져버리는 만큼 4.0이라도 받기 위해 일부 사업자들이 ESS 설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을 두고 “무책임하다”며 원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정부는 ESS 사업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민간 사업자들의 진입을 유도했지만, 최근 들어 보이는 정책은 사실상 ESS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태양광 연계형 ESS의 가중치 일몰을 두고 “배터리 업계와 이미 합의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ESS가 배터리 업계만 있나”라며 반발한다.

ESS는 배터리뿐 아니라 PCS와 BMS, 외함, 시공 등 다양한 산업계가 연계해 만들어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ESS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ESS를 민간이 사업화한 곳은 한국이 최초였다. 화재가 문제면 안전을 강화해야지 시장 자체를 포기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그동안 민간이 ESS 사업을 위해 기술을 축적하고, 세계시장 진출을 준비했던 것들이 모두 무산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통이 없는 성공은 없다”며 “이제야 세계시장이 ESS 시장 확대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물러서는 모양새다.

태양광 연계 ESS에 대한 REC 가중치 일몰보다 단계적 축소 등 제도를 통해 산업이 안정화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대원 기자 ydw@electimes.com        윤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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