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과 스릴러, 신선한 조합...최고를 향한 욕망과 광기의 향연

▲다이빙계의 퀸(이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 ‘디바’ 메인 포스터.
▲다이빙계의 퀸(이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 ‘디바’ 메인 포스터.

미국 시장조사업체 브랜드키즈(Brand Keys)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0년 고객 충성도 기업 순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이 지난해 3위에서 10위로 추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코로나19 사태로 넷플릭스, 아마존의 동영상 스트리밍 부문 등 비대면 서비스 브랜드에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고(最高)를 원한다면 추락(墜落)해야 할 때도 있다.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순간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겨루는 스포츠, 다이빙에서다. 다이빙 소재에 스릴러 장르를 가미한 ‘디바’가 오는 23일 극장가를 찾아온다.

◆인간의 욕망을 그리다= 다이빙계 퀸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디바’에는 최고를 향해 추락하는 두 명의 디바가 있다. 매 경기 이변 없이 정상을 차지하는 세계적인 다이빙 스타 ‘이영’과 불철주야 노력을 해도 매번 이영보다 뒤처지는 그의 친구 ‘수진’이다.

‘디바’는 두 다이빙 선수의 최고를 향한 욕망과 그 욕망을 분출했을 때의 광기를 그린다. ‘디바’는 수진의 은퇴를 막기 위해 싱크로나이즈에 출전하는 두 친구 사이에서 각자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간절함을 더해 두 사람을 나락 끝으로 몰아낸다. 이영은 수진이 가슴 속에 묻고 있었던 욕망을 목격하게 되면서 자신의 내면 속 깊이 자리잡고 있는 광기를 알아채게 된다.

‘디바’의 제작자 김윤미 대표는 “혼자 살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어떤 분야든 순위가 매겨진다”며 “같은 분야에서 너도 잘되고, 나도 잘 되었으면 바라지만 결국 한 사람만이 최고를 차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서로가 가진 욕망이 과연 어떤 의미로 서로에게 다가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영화를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 대종상 영화제 수상작 ‘가려진 시간’의 각본,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의 각색 등을 맡아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를 입증한 조슬예 감독은 다이빙과 스릴러라는 신선한 조합에 대해 “최고가 되기 위해 추락해야 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했다”면서 “단순히 영화의 소재가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 심리이자 넓게는 영화의 전체 스토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디바’ 스틸컷(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디바’ 스틸컷(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 ‘디바’가 가진 또 하나의 새로움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켜켜이 쌓아가는 인물 간 미묘하고 복잡한 관계와 감정선에 있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시너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드라마 ‘보좌관2’, ‘내일 그대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에서 매력적이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온 신민아가 잔머리 없이 올려 묶은 머리와 화장기 없는 민낯, 망설임 없이 다이빙대에 오르는 ‘이영’ 그 자체로 분했다. 이영은 타고난 실력을 갖춘 다이빙계 스타이지만 절친한 친구인 수진이 의문의 사고로 사라진 이후, 자신이 몰랐던 수진의 이면을 알게 되면서 내면 속에 감춰뒀던 욕망과 광기를 분출하게 되는 인물이다.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대중 앞에 설 준비를 마친 신민아는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저절로 ‘이영’의 감정 변화에 이입이 됐었고, 연기로 표현했을 때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디바’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조슬예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바로 신민아의 새로운 얼굴, 완벽한 이미지 변신이다”고 전하며 배우를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봄’(2014)으로 제14회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부일영화상, 대종상영화제, 청룡영화상 등에서 신인상을 휩쓴 배우 이유영은 ‘수진’ 역을 맡았다. 수진은 사고 후 캐릭터에 대한 더 많은 진실이 파헤쳐지게 되는 인물로 노력만으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은퇴를 권유받을 정도로 안타까운 실력을 지닌 다이빙 선수다. 이유영은 남들은 모르는 여러 얼굴을 가진 안개 같은 수진을 자신만의 연기력으로 채워냈다.

여기에 드라마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 ‘의사요한’은 물론 영화 ‘증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꾸준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이규형이 합류했다. 조슬예 감독이 “전작들을 보면서 캐릭터에 따라 180도 변화가 가능한 배우라 생각했다”고 추켜 세운 바 있는 배우 이규형은 이영과 수진의 다이빙 코치이자 이들을 오랜 기간 지켜봐오며 둘의 비밀까지 알게 된 ‘현민’ 역을 맡아 ‘디바’의 무게중심을 잡아줄 예정이다.

‘디바’는 각기 다른 매력의 세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캐릭터 간 서로 충돌하는 감정을 다채롭게 쏟아내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실었다. 카메라 앞에서는 격한 감정신으로 맞붙었지만, 촬영장은 배우와 제작진 모두가 화기애애한 현장이었다고 알려져 ‘디바’가 보여줄 남다른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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