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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인증제 ‘빛 좋은 개살구’ 추락
재난대응·국민안전 관심도 높은데
인증 취득하고도 사업화는 곡절
혜택 늘리고 산업 특성 반영해야
김광국 기자    작성 : 2020년 09월 16일(수) 12:41    게시 : 2020년 09월 17일(목) 10:47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8년 처음 시행한 재난안전인증제도는 재난 상황에서 국민안전을 제고한다는 목표에도 의무구매·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 미비로 인해 산업계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이 개정되면서 재난안전인증을 취득한 사업자에 대한 혜택이 확대됐지만 산업계 전반으로 인증이 확산되기에는 갈 길이 아직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인증과 비교해 혜택의 폭이 적을 뿐더러 여전히 조달시장 입찰 과정에서 인증의 활용도가 낮아서다.

◆재난안전인증은?=행정안전부는 국민안전과 밀접한 제품에 대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품질을 인증하기 위해 지난 2018년 2월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처음 도입했다.

이 인증은 국내 재난안전 관련 산업이 소규모 중소기업 위주로 구성됨에 따라 소비자의 신뢰도가 낮은 점에서 착안됐다. 정부가 제품의 기능·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소비자 및 생산자의 신뢰성·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재난안전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현행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 운영규정’에 따르면 인증대상은 ▲예측·진단 ▲감지 ▲대비 ▲대응 ▲대피 ▲구조 ▲복구 ▲기타 등 8개 항목 관련 제품이다. 재난이나 그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항목들로 전력설비 및 관련 기자재 상당수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전력산업계에서는 인증 신설 당시부터 큰 기대감을 보여왔다. 현 정부가 들어서며 재난대응과 국민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인증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인증이 운영된 지 3년 차를 맞은 현시점의 업계 평가는 박하다. 인증 취득 이후의 의무구매·가점 부여 등 인센티브가 미비하다 보니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가점 외 인정 비중 늘려야” 업계 목소리=내년 1월 1일부로 시행되는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규정 개정안’은 재난안전인증에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조달청은 재난안전제품의 조달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행안부와 협의를 진행해왔고 결국 개정안에 우수조달제품 인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재난안전제품에 신인도 가점을 1점 부여하는 혜택을 신설했다.

우수조달인증 취득 과정에서 신인도 가점 1점은 적지 않은 혜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여전히 혜택의 폭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난안전인증 취득에는 신제품(NEP) 등 다른 인증과 유사한 수준의 연구개발·투자가 이뤄지는 반면 부여되는 혜택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얘기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혜택으로는 ‘품질소명자료 제출 여부’가 꼽힌다. 현행 조달우수인증제도는 ▲신제품(NEP) ▲저작권 등록된 우수품질 S/W 인증제품(GS) ▲연구개발사업 기술개발성공제품 ▲혁신제품(혁신시제품·R&D 혁신제품) 등 4개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서만 품질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인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한 전력기자재업체 대표는 “어차피 품질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라면 굳이 상당한 투자를 하면서까지 재난안전인증을 취득할 필요가 없다”며 “인증 취득 이후의 인센티브가 확실하지 않다면 인증이 활성화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무실’ 수의계약 혜택도 개선해야=재난안전인증이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관수시장에서 보다 구매가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재난안전인증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계약금액 제한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 두고 있으나 전력기자재는 제품 특성상 혜택의 적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펌프·밸브 등 단일 규격으로 공급되는 제품과 달리 전력기자재는 품목·규격의 다변성으로 인해 수의계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례로 수배전반 품목은 발주처 및 설치개소의 특성에 따라 제품의 용량·회로수·크기 등이 달라지는데 이 경우 최초 재난안전인증을 받은 규격과 달라지면 수의계약 혜택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재난안전인증을 취득한 한 업체 관계자는 “규격이 달라지면 인증이 없는 일반 제품이 돼버리기 때문에 결국 영업력에 따라 계약 여부가 결정된다”며 “전력기자재의 특성을 고려해 제도를 정비하지 않으면 인증을 취득하려는 업체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김광국 기자 kimgg@electimes.com        김광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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