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기자재 업체들 BMT 절차 놓고 대립
탈락업체 “BMT 불공정절차, 결과 납득 안 돼”
통과업체 “사업 지연시키려는 의도, HPGP 무산 우려”
한전 “규격대로 구현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 주장

한전 4차 통신망(HPGP) 사업 BMT 절차서 내 시험 구성도 중 일부.
한전 4차 통신망(HPGP) 사업 BMT 절차서 내 시험 구성도 중 일부.

상호호환성과 보안 이슈 등으로 2년가량 지연된 한전 ‘제4차 AMI 통신망(HPGP; Home plug Green Phy) 구축 사업’이 올해 재개되자마자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8월 24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진행된 한전 4차 통신망(HPGP) 사업의 사전성능시험(BMT; Bench Mark Test)에 참가한 업체 중 일부가 절차상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5월 한전 전자조달 시스템인 SRM에 등록된 BMT 절차서가 발단이 됐다.

민원을 제기한 업체에서는 BMT절차서에 기존 KTC ‘AMI 에뮬레이터’ 외에 신규로 한전 AMI 테스트 서버 ‘카미(K-AMI)’가 연동시험에 추가돼 기존 납품업체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한전 SRM을 통해 공개질의하고 3일 이상의 AMI 테스트서버 연동 필요성을 제기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이전 사업 수주업체도 한전 상용서버와 연동하는데 수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참여 희망업체들은 한전의 신규 상용서버 연동 경험이 전무해 1일의 사전테스트 기회는 무리한 일정”이라면서 “또 그동안 4~5개월에 걸쳐 KTC AMI 에물레이터로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인 업체들의 개발 과정을 허사로 만드는 일이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에 한전은 지난달 21일 BMT에 참여한 8개 업체와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업체 간 이견으로 추가 테스트 일정은 무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BMT는 속행됐지만 BMT에 참여하는 8개사 중 이전 수주업체가 아닌 5개 업체가 BMT에서 탈락하면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 2일 에너넷, 네오피스, 피에스텍 등 3사는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한전에 공문을 보낸 상태다.

반면 BMT 통과업체들은 “사전규격뿐만 아니라 규격을 개정할 때마다 한전이 계속 공고해 이의제기할 시간이 충분했는데 입찰 이후에 시간을 더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업이 빨리 진행돼야 HPGP 시장도 커지는데 이렇게 지연되면 수량이 줄거나 없어질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민원으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전 스마트미터링처 관계자는 “카미(K-AMI) 서버는 한전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규격을 그대로 반영해 만든 것으로 업체들이 규격대로만 구현했다면 문제가 없다”면서 “게다가 보안성, 기능검증을 위해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광주 광산구에서 실제 서버에서 연동할 수 있는 기회도 줬다”고 반박했다.

카미서버가 BMT절차서에 갑자기 추가된 것이란 업계 주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SRM 절차서에 등록된 것은 5월이지만 업체들과의 회의석상에서 BMT 시에 한전 테스트 서버로 진행한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업체들은 “광주 광산구에서의 테스트베드 제공은 당시 지중구간 AMI사업에 처음 적용되는 보안기능 검증 차원이고, 이후 수차례 변경된 현재의 규격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전 4차 통신망(HPGP)사업은 AMI 통신망(HPGP) 시설용 DCU 및 모뎀을 총 80만호에 설치하는 것으로, 올해 6월 한전 SRM을 통해 공고됐다. 입찰 절차는 입찰규격서 및 입찰가 제출, 규격서 심사, 규격서심사 합격업체 대상 BMT 시행, BMT 통과업체 대상 입찰가 공개 및 최종 계약자 선정 등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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