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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휘둘리는 지자체…태양광 사업자 속터져
주민이 반대하면 인허가 안 내주는 지자체
심각해지는 민원 해소 비용에 사업성 악화
지자체 특별교부금에 재생E 항목 평가해야
윤대원 기자    작성 : 2020년 08월 06일(목) 11:44    게시 : 2020년 08월 06일(목) 12:00
지난 2018년 10월 30일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장관(왼쪽부터)이 수상태양광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대부분 태양광 사업자들이 단지조성 과정에서 인근 마을에 발전기금 등 비용을 내놓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개발행위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복수의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관, 전자파, 공사 중 소음 등을 이유로 심각해지는 민원 해결 비용 탓에 업계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주민권력에 휘둘리는 지자체 탓에 사업자들이 인허가를 받는 데만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약 10MW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건설하는데 든 민원 해소 비용만 수억원”이라며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인근 마을에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돈을 들여야만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염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계획인 이 관계자의 경우 해당 염전 시설 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적지 않은 마을발전기금을 납부했다.

그러나 해당 염전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다른 마을에서 태양광 발전설비 도입에 따른 민원을 지자체에 제기했고, 해당 마을에도 수천만원 수준의 돈을 지불한 뒤 동의를 얻어 최종적으로 인허가를 모두 획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발전사업허가 뒤 개발행위허가를 받기까지 소요된 시간만 2년여에 가깝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 너머 위치한 마을의 주민이 태양광 설비가 들어오면 마을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민원을 넣었다. 이 사업자 역시 해당 마을에 발전기금을 냈지만, 지속적인 민원 탓에 수차례 비용을 들여야만 했다.

이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가 경관을 해친다고 하면 농지 위 비닐하우스는 다 치워버려야 한다”며 “이유가 있는 민원이라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근거가 없는 민원에 지자체 담당자들이 휘둘리기 때문에 태양광 사업이 어려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보다 앞선 주민들의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된 기초지자체장들에게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초지자체장들이 인근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되다보니 작은 민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기사업법에 따른 발전사업허가를 우선 받은 뒤 2차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개발행위허가까지 진행돼야 한다.

이 같은 인‧허가권한은 단지가 건설되는 부지의 관할 기초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어 발전사업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개발행위허가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마을 이장들 사이에서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특정 마을에서 얼마를 받았는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이 마을 인근에서 추진된다고 했을 때 돈을 얼마나 받아올 수 있느냐가 능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민원에 신규 사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월 16만원대를 기록했던 REC 가격은 최근 몇 달째 4만원대에서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수익성은 나빠졌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원 해소 비용은 오히려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태양광 사업자들의 신규 진입에 있어서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민원 비용에 질려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한 시간과 비용을 포기하고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구매했던 땅을 다시 내놓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자체가 가진 인허가 권한을 무기로 사업자를 쥐어짜는 사례도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안군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게끔 사업 지분의 30%를 주민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투자하도록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

이 조례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고,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좋은 정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사업자들에게는 최악의 갑질 사례로 불리고 있다.

해당 조례에 따라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꾸려 사업의 30%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분 만큼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것은 모든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쳐진 뒤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발전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거쳐, 마지막으로 한전의 계통에 연결되기까지 다양한 변수로 인한 리스크는 사업자가 전부 짊어지고 만약에 사업이 잘 안되더라도 그 손해는 오롯이 사업자가 떠안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전남지역은 태양광 발전에 좋은 환경으로 많은 발전설비가 들어서면서 계통연계에 어려움을 겪는 곳으로도 손꼽힌다.

결국 주민들은 사업자들이 땀 흘려 세운 발전단지라는 과실만 마지막에 챙겨가는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처럼 주민권력에 휘둘리는 지자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로 교부하는 특별교부금의 평가 항목에 재생에너지 목표량 및 달성률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교부금은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국가가 지방재정의 지역간 균형 도모를 위해 지자체에 교부하는 지방재정교부금의 일종이다.

특별교부금 규모는 지역 인구수나 면적 등 다양한 평가항목에 따른 기준이 마련돼 있는데, 여기에 재생에너지 확대 기여도를 평가하자는 것.

이를 통해 오히려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펼친다면 2030년까지 20%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데 지자체들은 주민 민원에 발목이 잡혀서 전혀 기여를 못하는 상황”이라며 “특별교부금에 재생에너지 평가 항목을 넣는다면 지역에도 예산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지자체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자를 유치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 기자 ydw@electimes.com        윤대원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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