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보다 미세먼지 9.7배 많아, 10월쯤 대통령 제안 예정
석유업계 “노후경유차가 문제”, 화물차주 강력 반발 예상

국가기후환경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저감위원회 수송·생활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의찬 세종대 기후환경융합과 교수가 경유세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저감위원회 수송·생활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의찬 세종대 기후환경융합과 교수가 경유세 인상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세 인상이 추진된다. 휘발유 가격과 거의 같은 수준이 목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기후환경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공론화 거친 뒤 10월쯤 대통령에게 제안할 예정이다.

6일 환경 및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의 두 번째 대표과제로 자동차 연료가격 조정을 정하고 경유세 인상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회 수송·생활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의찬 세종대 기후환경융합과 교수는 기후환경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경유차가 대도시의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경유차 1대당 연간 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1.46㎏으로 휘발유차의 0.15㎏보다 9.7배 많다. 특히 2016년 기준 수송연료의 미세먼지 발생 비중에서 경유가 98.6%로 압도적으로 많고, 탄화수소 및 질소산화물 발생 비중에서도 경유가 93.8%로 휘발유와 LPG(액화석유가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경유의 환경적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보다 낮아 오히려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유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그는 “유럽은 2016년 디젤 게이트 이후로 경유차 수요가 줄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에 경유세를 휘발유 수준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깊이 고민하고 충분히 토론해서 좋은 제안을 여러분이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용 경유에는 ℓ당 528.75원의 유류세가 매겨지고 있다. 이에 비해 휘발유에는 745.89원이 매겨지고 있어 휘발유가 경유보다 40% 가량 세금이 더 많다.

하지만 석유업계는 경유를 환경오염 주범으로 몰고가는 주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노후 경유차가 문제지 경유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도로수송부문의 미세먼지 발생량 중 브레이크나 타이어 마모 등 차량의 비배기 분야에서 나오는 비중이 60% 이상으로 나왔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휘발유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며 “국내 수송부문 미세먼지는 노후 경유차가 주범이지 경유 연료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화물차 등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운전자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돼 공론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환경회의 관계자는 “자동차연료가격 조정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많은 공론화 과정이 남아 있어 최종 제안에 설정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부분도 좀 더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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